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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SK, 반도체 공장 건설 속도조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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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3 07:44:46   폰트크기 변경      
재고자산 고려… 감산 기조 반영

오픈AI 협업 등 고려한 조치 분석


자료 : 각사 제공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메모리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평택ㆍ청주에 조성하는 반도체 공장 건설의 속도 조절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기업의 재고자산이 비교적 넉넉한 상황이어서 반도체 감산 기조에 따른 물량 조절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 7조달러(약 9300조원) 투자 유치에 나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의 협업 등을 고려한 사전 조치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재고 자산은 51조6306억원으로 전 분기 55조2560억원 대비 6.7% 감소했다. 전년도 말 기준인 52조1879억원보다 재고 수준을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재고자산 비중은 상당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은 2019년 26조7660억원, 2020년 32조430억원, 2021년 41조3840억원 규모였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13조4810억원으로 전년 15조6650억원 대비 14%가량 낮아졌지만, 2019년 5조2900억원, 2020년 6조1300억원, 2021년 8조9500억원 등과 비교하면 넉넉한 수준이다.

재계는 두 회사가 반도체 업황 사이클 및 유지 비용 등을 고려해 공장 신설의 속도를 조절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5공장)는 기초공사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 평택캠퍼스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가 구축된 핵심 생산 거점으로 현재 P1∼P3(1∼3공장)가 가동 중이다.

P4는 중반 이상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공사 순서를 조정하는 등 공기를 조율 중이다. 이 과정에서 혼선도 빚어졌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30일 5공장 건설현장 일부 협력사에 공사 중단을 요청한 게 발단이 됐다. 공문에는 △현장 공사와 관련해 발주처의 사정으로 공사 진행이 중단될 예정 △공장제작과 부지임대 등 모든 작업을 금일 기준으로 중지 등이 명시됐다.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의 재원 투입에 부담이 커졌다는 견해부터 트리플 팹 공법의 변경뿐 아니라 협력사의 대금 지급 문제 등까지 불거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맹을 예고한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차세대 반도체 장비) 첫 제품이 인텔에 우선 공급되면서 생산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P5에는 ASML의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현금성자산은 2022년 64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89조원으로 증가했고, 이재용 회장의 초격차 기술 투자 의지도 분명하다”며 “다만 공법 변경이나 ASML 장비 도입 시기 그리고 오픈AI와의 협업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내 신공장인 M15X도 공사 역시 순연 중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 등을 고려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흑자전환을 했지만, 연간 실적에서는 적자를 기록한 상황에서 팹 건설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게 부담이 됐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M15X는 SK하이닉스가 2022년 10월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6만㎡ 부지에 신규 공장을 착공하기로 한 곳이다.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했던 M15X에는 낸드를 포함한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차세대 메모리 공정이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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