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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조 규모 차세대 구축함사업 ‘주인공’ 오늘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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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7 05:40:15   폰트크기 변경      
방위사업청,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 ‘입찰참가 제한’ 안건 심의…‘기밀 유출’ 뚫고 HD현대중공업이냐, 한화오션 ‘무혈입성’이냐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조감도 / HD현대중공업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구축함 사업(KDDX)을 이끌 주인공이 사실상 오늘(27일) 결정된다. HD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진 군사기밀 유출 사고에 대해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입찰참가 제한 조치를 내릴 경우, 당분간 특수선 건조 분야에선 한화오션의 독주 체제가 예상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제한 여부를 심의한다.

앞서 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약 3년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작성한 KDDX 개념설계도 자료 등 군사기밀 12건을 불법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법원은 지난해 11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으로부터 보안사고 1.8점 감점을 받았다.

이날 심의의 핵심은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입찰 자격 제한 조치를 내릴지 여부다. 방사청은 군사기밀을 불법으로 탐지ㆍ수집한 경우 청렴서약위반으로 5년 범위 내 입찰 참가자격 제한, 해당 계약 해지, 방산업체 지정 취소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

특히, 이번 심의 결과는 올 하반기 발주를 앞두고 있는 KDDX 사업의 향배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국내 특수선 사업 분야를 양분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거쳐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사업 초창기엔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개념설계를 수주하며 앞서가는 듯했지만, 이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따내는 등 치열한 접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이 터지며 상황이 또다시 반전되는 형국에 들어선 것이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은 기존 보안감점에 입찰 참가제한 조치가 더해지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해 과도한 수준의 제재로 여겨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화오션은 공정하고 엄격한 심의를 바라는 모양새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입찰 참여 제한 조치가 내려질 경우, 사실상 KDDX 사업에 무혈입성이 가능해진다.

초대형 사업의 수주 향배를 가르는 심의 일정이 다가오자, 지역 국회의원들도 가세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HD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민의힘 이채익, 권명호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8조원에 육박하는 KDDX에 HD현대중공업이 과거 보안사고를 이유로 입찰에 참여조차 못하는 것은 독점 논란을 야기하고 세계적 수준의 방위 산업 기술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방사청이 울산 지역 경제는 물론 대한민국 안보와 이번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세계 방산 시장 4강’을 고려해 현명한 결정을 내려 주길 기원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조선소가 있는 거제 지역의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제재를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서 의원은 “당시 대우조선해양(한화오션)의 차세대 호위함 KDDX 설계도 등을 조직적으로 훔쳐 간 HD현대중공업에 대한 제재 여부가 심의된다”며 “KDDX 군사 기밀 절도 사건은 대한민국 방위산업 근간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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