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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라면 최대 수출국, 中서 美로…시장공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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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27 13:26:12   폰트크기 변경      

사진: 농심 제공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K-라면’의 최대 수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의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역대 최대(1157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중국과의 격차를 1%포인트 내외로 좁힌 흐름이 대표적인 소비재인 라면에까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KATI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에 수출한 한국 라면은 1186만달러, 239만㎏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4.3%, 93.9% 늘어나며 중국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앞서 미국이 한국 라면의 제1 수출국을 기록한 것은 월간 기준으로 3회 가량 있었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이번이 가장 크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가 극심해졌던 2017년과 지난해 4월 미국이 150만달러 수준에서 중국을 앞섰다. 지난달에는 중국에 수출한 한국 라면이 789만달러, 222만㎏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5%, 49% 감소하면서 1위인 미국과 수출액 기준으로 400만달러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일지, 구조적으로 굳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향 라면 수출이 계속 감소하는 반면 미국으로 수출한 라면은 늘고 있어서다. 중국에 수출한 라면은 지난해 11월 2503만달러, 729만㎏에서 12월 1596만달러, 461만㎏으로 줄었다. 11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수출 실적은 3분의 2가량 감소했다. 반면, 미국으로 수출한 라면은 11월 973만달러, 194만㎏에서 12월 987만달러, 199만㎏으로 늘었고 지난달에는 1000만달러를 넘었다.

주요 관련 기업들의 사업 비중에도 변화가 생겼다.

농심은 지난해 해외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중국보다 3배가량 컸다. 2019년∼2020년까지는 중국 비중이 컸는데 펜데믹 기간에 미국이 빠르게 앞질렀다. 올해 하반기 제2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내년에는 제3공장 설립을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이다. 멕시코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캘리포니아, 텍사스 지역에서 라틴계에 맞춰 현지화한 신제품도 선보인다.

삼양식품은 2021년 미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스트코, 월마트 등 현지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하는데 성공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이 외 주요 거래처에도 입점하고 있다. 올해부터 ‘불닭’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자 최근 미국 프로축구팀 LA갤럭시의 ‘2024 메이저리그사커’ 홈 개막전 스폰서로 참여해 경기장에 불닭 브랜드와 그룹 광고를 송출했다.

해외 시장 공략에 소극적이었던 오뚜기도 지난해 8월 미국법인 산하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준비 중이다.

국내 라면 제조사들은 북미 시장과 함께 유럽, 중동 등으로 다각화되는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에 이은 두번째 수출국에 네덜란드(930만달러, 209만㎏)가 이름을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교두보로 현지 뿐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한국 라면이 흘러들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수출액 20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배(3890%) 늘어 가장 증가폭이 컸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관련 기업들은 할랄 인증을 취득하고, 유럽 각국에서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악화하면서 내수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크고, 미국에서는 펜데믹 이후 라면이 간식에서 주식으로 바뀌면서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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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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