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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용산구 초고가 아파트, 분상제 회피 ‘후분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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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05 19:00:17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분양가상한제 지역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지역의 초고가 아파트 및 재건축 대어들이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후분양 전략'을 진행 중이다. 분양가상한제로 제한된 분양가로는 늘어난 공사비를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분양시기를 늦춰 공사비를 반영해 분양가를 높여보자는 것이다.

후분양 단지들은 공정률 80%만 넘기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분양가 책정에서 자유롭다. 주변 시세 수준의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청약당첨되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청약'은 강남 재건축 후분양 단지들 사이에서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한남동 '더 파크사이드 서울'의 오피스텔 분양 일정을 계속 미루는 중이다. 이미 아파트 단지의 분양은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오피스텔은 분양가 심의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분양가 책정이 자유롭지만, 향후 고가 오피스텔의 분양시장이 회복되는 것을 지켜보자는 것이다. 추가 설계변경 등 고급화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주자는 점도 한 몫했다.

'더 파크사이드 서울'의 아파트는 2027년 1월께 준공된다. 한남동은 규제지역인 용산구에 속해있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다. 후분양을 통해 분양가 심의를 적용받지 않고 최대한 높은 분양가를 노려보자는 것이다. 현금자산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일레븐건설이기 때문에 공사비 부담 없이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같은 자신감은 최근 엠디엠플러스에서 공급한 서울 광장동의 '포제스 한강'에 대한 고급주택 수요를 봤기 때문이다. 고급주택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분양가를 최대한 끌어올려도 선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의견이다.

이같은 '후분양을 통한 고분양가 책정' 전략은 같은 한남동의 재개발 대어인 '한남2구역'에서도 나타난다. 한남2구역의 시공권을 얻은 대우건설은 '후분양 또는 준공 후 분양'을 내세웠다. 후분양 등으로 분양가를 최대한 끌어올려도 대기수요가 많아 흥행보증이 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과천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푸르지오써밋'을 후분양한 경험이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도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았다. 마찬가지로 분양가를 최대한 끌어올려보자는 것이다. 반포 재건축 사업은 강남 재건축 대어 중 하나여서 강남에 진입하려는 대기수요가 상당하다.

분양가구 30가구 미만이면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활용한 고분양가 전략도 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르엘 어퍼하우스)은 토지를 쪼개 각각의 특수목적회사를 설립, 각 29가구씩 분양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29가구 미만 분양은 분양가상한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분양가로 책정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제한을 회피하고 고분양가 전략을 진행하는 후분양 단지들이 늘어나는 만큼 로또청약도 옛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지역은 전국적인 수요가 상당한 곳이기 때문에 고분양가 단지라도 미분양을 쏟아낼 가능성이 적다. 2008~2009년 강남 미분양 물량이 향후 '황금알'로 변한 것을 목도한 만큼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은 낮아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증가가 반영되면 그 이상으로 일반분양가를 높여야 재건축 사업도 수익을 더 키울 수 있는데,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지역은 대기수요가 많아 굳이 선분양을 할 이유가 많지 않다"며 "향후 금리인하 등으로 대출 금리가 좀 낮아지고 금융비용이 줄어들면 후분양으로 최대한의 수익을 더 남기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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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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