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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 강화’에 맞선 中 ‘예산 증액’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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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06 18:16:02   폰트크기 변경      
반도체ㆍAI 패권 경쟁 심화… 불안해지는 글로벌 공급망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통제 등 제재 조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맞선 중국은 미국의 디리스킹(위험회피)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70조원 규모의 예산을 과학기술에 쏟아붓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등 자원 추출ㆍ분리 기술 수출 중단에 이은 추가 조치를 꺼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와 관련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에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제조용 재료 및 부품 수출을 중단시켰다. 최근에는 AMD가 중국에 수출하려던 저성능 AI 반도체의 반출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AMD는 그동안 수출 제한을 피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AI 반도체를 개발했지만, 미국 정부 제재에 수출 길이 막힌 셈이다.

미국은 2022년 10월 미국산 첨단 반도체와 장비의 중국 판매를 금지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AI, 양자컴퓨터 등 첨단산업에 대한 자본 투자도 막았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이 재선되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재화에 60% 이상 관세를 물리겠다고 약속하는 등 미국 대선발 악재도 예고됐다.

이에 맞서 중국은 반도체와 함께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는 AI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카드를 꺼냈다. 중국 재정부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보고한 올해 예산보고에는 과학기술 예산이 3708억위안(6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 플러스(AI+) 행동’이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분야를 특화한 진흥책도 꺼냈다. 중국 정부는 보고서의 ‘디지털 경제 혁신 발전’ 항목에서 “디지털의 산업화, 산업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기술과 실물 경제의 심도 있는 융합을 촉진하겠다”며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연구·응용을 심화하고, ‘인공지능+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4일(현지 시각)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는 AI 기술 개발 기업들을 위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비용 증가에 직면한 AI 스타트업에 ‘컴퓨팅 바우처’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컴퓨팅 바우처 제도로 제공되는 비용은 14만∼28만달러(약 1억8600만∼3억7300만원)로 상하이 등 중국 내 17개 대도시에서 지급된다. 바우처는 중국 내 스타트업이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훈련하는 등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전 세계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점유율 80%(옴디아 기준)를 차지한 엔비디아 등을 겨냥한 조치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이 조사한 ‘2024년 글로벌 이슈 및 대응계획’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 심화’에 대한 응답 비율이 23%로 가장 많았다. 한경협은 “(미국 등) 올해 주요 선거를 앞두고 강대강 패권 경쟁이 다시금 본격화되고 반도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중심으로 갈등이 지속될 것을 예상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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