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진행된 ‘K-엔지니어링 100년 포럼’ 발대식에서 개회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 백경민 기자 |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엔지니어링산업의 미래 혁신전략을 논의하는 장(場)인 민관합동 포럼이 첫 발걸음을 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K-엔지니어링 100년 포럼’ 발대식을 가졌다.
이 포럼은 정부와 협회 공동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의 혁신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창구다. 정부는 산업 선순환 체계 구축을 지원하고, 협회는 업계를 대변해 정책방향 설정 및 사업기획 등 민간의 문호를 확대하는 데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과 이해경 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이 포럼 공동대표를 맡는다.
포럼은 이날 주요 의제로 △디지털 전환 지원 △불합리한 규제관행 혁파 △해외수주 확대 방안 마련 △차세대 인재 육성 △기술ㆍ표준 강화 등을 제시했다. 분기별로 포럼을 개최해 주요 의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 실장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신기술을 접목한 디지털화, 친환경 플랜트 확산 등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경 협회장은 “협회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에 출범하는 ‘100년 포럼’을 통해 산업 발전의 기틀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대식에서는 ‘AI시대, 엔지니어링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현식 현대엔지니어링 실장은 연단에 올라 최근 10년(2011~2021년) 간 EPC(설계ㆍ조달ㆍ시공) 산업의 노동 생산성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산업 생산성 분석(2022) 결과에 따르면, 건설업의 부가가치 및 산업생산 노동생산성지수는 지난 2017년 이후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 대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 실장은 생산성 증가율과 산업 디지털화 지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만큼, EPC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EPC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효과는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 증대 △리스크 감소 △친환경 대응 등으로 요약된다”며 “특히 건설사업 인력의 효율적인 운용 및 공기 단축, 비용 감축은 물론, 사업분야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연결함으로써 사업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능형 설계 자동화’를 디지털 전환의 주요 과제로 선정, 설계 정보 인식과 자동 설계 등 2단계로 구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돼야 하는 만큼, 데이터 자산화 및 기술 내재화,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조명환 도화엔지니어링 수석연구원도 이날 내부적으로 운영 중인 디지털 설계 플랫폼 ‘DIDAS(Dohwa Infrastructure Design Automation Suite)’를 소개하며, 데이터와 AI 등에 기반한 디지털 전환을 업계 주요 과제로 꼽았다.
DIDAS는 SOC(사회기반시설)의 생애주기별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축적해 새로운 정보를 도출하는 클라우드 웹 기반 자체 플랫폼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지난 2018년 개발에 착수한 뒤 전사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AI 기술 진단 등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정리ㆍ관리하는 데이터 엔지니어와 AI의 응답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