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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주도 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참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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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13 17:48:21   폰트크기 변경      

삼성·SK, 반도체 노후장비 판매 중단
이달 美 보조금 지원 규모 영향 촉각


[대한경제=이종호 기자]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노후 반도체장비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수출통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달 말 발표될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원 규모가 정부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현지시간)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는 그동안 한·미 간 협의가 진행돼온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아직 공개하기에 이르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2년부터 노후 장비 판매를 중단했다는 보도에 대한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22년 10월 자국 기업이 중국에 첨단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를 발표한 이후 동맹에도 비슷한 수준의 수출통제를 도입하라고 압박해왔다.

처음에는 미국처럼 반도체장비 기술 수준이 높은 네덜란드와 일본이 주요 압박 대상이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한국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미국이 한국의 특정 기업을 거론하면서까지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을 문제 삼는 상황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 AI·첨단기술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비가 SMIC나 YMTC와 같이 (미국) 제재를 받는 중국업체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며 “그것은 미국과 한국 간 관계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반도체법상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반도체 노후 장비 판매가 이슈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노후 장비 판매는)최근의 일이 아니라 미국이 2022년 발표한 장비 수출 제재 발표 이후 일관된 방침”이라며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이 필수인 상황에서 미국의 정책에 민간 기업이 최대한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관심사는 민간기업에 이어 한국 정부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에 보조를 맞추느냐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달 말 반도체 보조금 신청 기업에 대한 지원금 규모를 발표한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텍사스주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려고 170억달러(약 22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가 현재 상무부와 보조금 문제를 협의 중이다.

이에 대해 정 통상교섭본부장은 “결국은 기업도 이제 미국 정책에 대해 나름대로 대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 정책에 주는 시사점도 크다고 생각된다”며 “반도체 장비의 수출 통제에 대해서는 한ㆍ미 간 그동안 협의돼 온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사실 아직 공개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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