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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민심] 동부 한강벨트 승부처 ‘광진을’…‘설욕전’ 오신환 vs ‘수성전’ 고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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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19 06:00:36   폰트크기 변경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후보가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 사진=고민정 후보 측 제공.

[대한경제=전동훈ㆍ서용원 기자] “안전이 보장되고 집값 부담이 완화돼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초등학생 자녀의 하굣길 마중을 나온 학부모 장모(33)씨는 “자양1동에는 아이가 공부할 만한 공간이 없어 1㎞ 떨어진 한강도서관까지 여러 번 길을 건너서 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8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은 다가오는 4ㆍ10 총선에서 주거ㆍ교통 등 지역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의1동에서 2년째 자취하고 있다는 권모(21)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집값을 마련하는데 매년 부담이 심해진다”며 “비싼 만큼 쾌적하고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광진을은 서울 동부 한강벨트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다. 지난 15대(1996년) 총선 이래 내리 일곱 번을 진보 계열 정당이 승리해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양지)으로 통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5선 중진으로 키워낸 것도 이 지역이다. 다만 2022년 치러진 대선과 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민주당을 제쳐 지역 정치지형이 ‘경합세’로 변화했단 분석도 나온다.

이 지역 현역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5일 일찍이 공천장을 받아들고 지역 표심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전 의원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고 의원에게 패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대리해 ‘설욕전’에 나섰다. 고 의원은 오세훈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2746표(2.5%p) 차로 누르고 신승을 거둔 바 있다.


14일 오전 오신환 국민의힘 광진(을) 후보가 경로당을 찾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ays77@

이날 광진을 대표하는 화양제일시장에서는 고물가로 얼어붙은 경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21년째 호떡장사를 해온 김모(62)씨는 “하루에 100개씩 팔던 호떡을 50개도 못 파는데 젊은 고객들이 대부분이라 가격을 올리기도 어렵다”며 “시장 사람들이 전부 힘들다고 아우성”이라고 전했다.

30년째 옷가게를 운영 중인 60대 주모씨는 “손님은 계속해서 줄고 있는데 물가, 공공요금은 계속 올라 하루 세 끼 먹던 밥도 두 끼로 줄였다”고 말했다.

광진구는 20∼30대 인구가 35.1%에 육박한다. 해당 연령대 1인 가구도 4만가구에 달한다. 특히 건국대를 품고 있는 화양동은 이 대학 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의 원룸촌이 형성돼 있다. 광진을 7개 동 가운데 진보 색채가 가장 짙고 정책 민감도가 높은 곳으로도 평가받는다.

군산에서 상경해 3년째 자취하고 있다는 직장인 진모(23)씨는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 이행률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건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3학년 성모(24)씨는 “주변에 취업에 대해 조언해줄 사람이 없어 전부 자력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자리 문제에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는 후보를 밀어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교 4학년 박모씨는 “내집 마련은 기대도 하지 않는다”면서 “월세 인하나 주거비 지원 등 주거안정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야는 공히 젊은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오 후보는 서울형 안심 기숙사 설치와 어학ㆍ자격증 응시료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 고 후보는 청년 월세 지원과 삼성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싸피’의 강북캠퍼스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밖에도 고 후보는 △KT 첨단업무복합단지 대기업 유치 △동북권 메가교통허브 조성을, 오 후보는 △뚝섬ㆍ자양로 도시철도 신설 △동서울터미널 입체개발 △용적률ㆍ층수제한 유연화를 대표 공약으로 내놨다.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실시한 여론조사(500명 대상,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결과 고 의원은 40%, 오 후보는 33%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날 퇴근길 건대입구역에서 만난 대학원생 임모(26)씨는 “새로운 가정을 꾸려도 좋을 만큼 안정적인 광진을 만드는 데 헌신할 수 있는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동훈ㆍ서용원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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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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