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대사로 임명돼 지난 10일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서 캔버라로 환승하던 중 동행 취재에 나선 MBC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MBC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조만간 귀국한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 이 대사 등이 참석하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개최한다. 호주를 비롯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6개국 주재 대사가 대상이다.
국내 일정 참석이 명분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종섭 귀국-황상무 사퇴’ 요구를 사흘 만에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안양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종섭 호주대사, 곧 귀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사의 정확한 귀국 일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회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주 중 국내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결정 뒤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한 지 보름도 되지 않아 다시 들어오는 셈이다.
당초 이 대사는 4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예상보다 빠른 귀국을 두고 이 대사의 출국을 둘러싼 논란이 더이상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한 결정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전날까지 “이 대사는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먼저 소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한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와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자진 귀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 대사의 귀국을 넘어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사는 귀국과 함께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전날 “언제든 출석해 조사에 응하고 적극 협조하겠다”며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 촉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회칼 테러’ 발언 논란에 휩싸인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도 수용했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를 포함한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과 5ㆍ18 민주화운동 배후 의혹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황 수석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황 수석이 스스로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문화일보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이날 이틀 만에 사퇴 소식을 알렸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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