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수사 회피ㆍ도피성 출국’ 논란에 휩싸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귀국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 상태에서 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지 11일 만이다.
이 대사는 싱가포르를 경유해 이날 오전 9시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대사는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되어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선 이미 수차례에 걸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기 때문에 여러 의혹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사는 오는 25일부터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방산협력 공관장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한다.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 현지 정세와 방산 시장 현황, 수출 수주 여건, 정책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가 이 대사의 ‘조기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대사는 내달 10일 총선 이후 22일부터 열리는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공관장들만 별도로 모아 국내 회의를 소집한 전례도 없다.
이 대사는 이날 ‘방산협력 공관장회의가 급조됐다는 지적이 있다’, ‘사퇴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았다.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 후 일정에 대해서는 “한ㆍ호주 간에 계획되어 있는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 준비와 관련한 업무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며 “두 가지 업무가 전부 다 호주 대사로서 해야 할 중요한 업무다. 그 업무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 대사는 내달 10일 총선 무렵까지는 국내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인천공항에 집결해 이 대사 도착을 기다리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홍익표 원내대표ㆍ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등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의원 10여명은 ‘피의자 이종섭 즉각해임! 즉각수사!’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이 대사 임명 철회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촉구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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