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AI칩(마하1) 개발해 AI 신시장 주도
HBM3E, 엔비디아 GPU 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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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의 ‘초격차’ 플랜을 재가동한다. 엔비디아 ‘AI 가속기(GPU, 그래픽처리장치)’에 대항할 ‘수퍼AI칩(마하1)’ 개발과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3E, 5세대)를 엔비디아 GPU에 탑재하는 투트랙 전략이 핵심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TSMC에 이어 추격자인 인텔과의 승부를 위해 메모리ㆍ팹리스 시스템반도체ㆍ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인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하는 전략도 꺼냈다. <관련기사 5면>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초격차’를 기반으로 엔비디아가 독주 중인 AI 가속기 시장에서 빚어진 실기를 만회하고, AI 신시장 개척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5년간 연구개발 및 반도체 분야 시설투자에 30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1위 자리를 하나하나씩 내주고 있다. HBM 선두 자리는 SK하이닉스에 내줬고, 파운드리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인텔에 빼앗겼다.
이 과정에서 매출ㆍ영업이익도 출렁였다. 삼성전자는 2012년 연간 매출이 201조1036억원으로 사상 첫 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연간 매출 302조231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1년 만인 2023년 매출액은 258조9355억원으로 40조원 넘게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4.9%나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분야 초격차 및 시스템 반도체로 묶이는 팹리스ㆍ파운드리 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이 약화된 영향을 꼽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에서 20∼30년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최근 HBM 등 반도체 시장에서 무너졌다”며 “과감한 투자, 다른 기업보다 한 걸음 빨리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하1은? AI칩 내에서 정보를 주고받을 때 나타나는 병목 현상을 줄여주는 칩이다. 엔비디아의 GPU ‘H100’과 달리 HBM 없이 스마트폰 등에 흔히 쓰이는 D램의 일종인 저전력램메모리(LPDDR)로 구동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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