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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조카의 난’ 완벽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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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2 13:18:17   폰트크기 변경      
사측 정관 변경 74.6%ㆍ사외이사 선임 76.6% 압도적 찬성…차파트너스 제안 자사주 전량 소각 안건 등 부결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 금호석화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이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전 상무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가 요구한 자사주 전략 소각 등의 주주제안 등이 큰 표차로 부결되며 조카의 난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22일 서울 중구 금호석화 본사에서 열린 제47기 주주총회에서는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지분 9.1%)의 주주 권한 대리인인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으로 표 대결이 이뤄졌다.

금호석화 이사회는 자기주식 처분ㆍ소각에 대한 주요 사항 결의 주체를 이사회로 두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최도성 한동대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건 등을 제안했다.

이에 맞서는 차파트너스는 이사회뿐 아니라 주총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게 정관을 고치고, 자사주를 내년까지 전량 소각하라는 주주제안을 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이사회는 최도성 한동대 총장을, 차파트너스는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각각 후보로 올렸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의결권 위임 현황 파악에 시간이 지연되며 10시가 넘어서야 회의가 열렸다.

핵심 쟁점인 제2-1호 의안(자기주식 처분ㆍ소각과 관련한 정관의 변경 안건)은 출석 주식 가운데 74.6%의 압도적 다수 찬성으로 가결됐다. 다음 안건인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제2-2호 의안)은 25.6% 찬성에 그쳐 부결됐다. 감사 선임 안건 역시 이사회가 추천한 최 후보가 76.1%의 높은 찬성을 이끌어냈으며, 차파트너스 추천 후보는 23.0%의 표를 받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측 승리가 예견된 결과였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캐스팅보트로 꼽힌 국민연금(9.08%)이 사측에 힘을 실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 서스틴베스트, 한국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연구소 등은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 입장을 내는 등 금호석화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주총장에서는 금호석화와 차파트너스 간의 날카로운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은 이사회 제출 안건과 자신들의 안건을 동시 표결하기에 앞서 “투자 재원을 조달하려면 그냥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향후 자금이 필요할 때 주주배정 증자를 해 주주들에게도 사업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원칙이고, 그게 안 되면 3자배정 증자하는 것이 맞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김 본부장은 “자사주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맞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총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했는데, 작년에 미국에서도 자사주에 대해 실질적으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논문이 나왔으니 나중에 한번 찾아보시기를 바란다”고 받아쳤다.

이날 주총에서 압도적 표차이가 나타나며, 조카의 난은 3번째 실패로 돌아갔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금호리조트 인수에 반대하며 자기 측 이사 선임안을 주주총회에 올렸으나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이어 2022년 주총에서는 이익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격돌했으나 마찬가지로 큰 차이로 졌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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