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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ㆍ영풍 결별수순?…이번엔 서린상사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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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5 16:47:27   폰트크기 변경      
고려아연 “협업 중단, 따로 사업”…영풍 “서린상사 이사회 장악”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오른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각 사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서 표대결을 벌였던 고려아연과 영풍 간 갈등이 ‘동업의 상징’인 서린상사로 확대되면서 75년 동업경영이 결별수순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철금속 제품을 유통하는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측이 66.7%의 지분을 가져 대주주지만, 지분율 33.3%의 영풍이 경영을 맡으며 양측의 우호를 상징해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말부터 영풍 측과 서린상사 내 사업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원료 공동 구매를 포함한 인력ㆍ정보 교류 등 영풍과 협업을 중단하고 따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골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의 감산 이슈로 원료 구매 계약이나 판매 등 계획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며 “우리까지 피해를 입게 되면서 협업을 중단하고 따로 사업을 영위하자는 취지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풍은 고려아연이 협업 중단을 넘어 서린상사 경영권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영풍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고려아연의 제안으로 6개월간 서린상사를 인적 분할하는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일방적으로 절차가 중단됐다”며 “서린상사 이사회 장악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린상사 이사회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고려아연 측 이사진 4인,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영풍 측 이사진 3인의 총 7인 체제로 구성됐다. 원래 고려아연과 영풍 측 이사진이 각각 3인으로 있는 구조였지만, 인적분할 업무에만 관여하는 조건으로 이승호 고려아연 부사장이 지난해 말 새로 합류했다는 게 영풍 측의 설명이다.

영풍 관계자는 “고려아연 측에서 사내이사 4명을 더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 임시 주총이 오는 28일경 열릴 예정”이라며 “이사회와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구매계약 등에서 계속 문제가 나와 내부불만이 큰 상황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요구를 해왔지만 영풍 측의 반대로 이사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사회 추가 선임을 검토 중인 건 맞지만,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으니 이사회 구성이라도 바꿔야 하는지 고민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린상사는 지난해 매출 1조5290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을 기록한 영풍의 알짜 계열사다.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가져가면 실적난에 허덕이는 영풍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고려아연과 영풍이 결별수순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영풍 측이 고려아연 지분 32%를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에서 계열분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양측의 갈등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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