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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먹잇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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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5 17:01:42   폰트크기 변경      

한경협 ‘주주행동주의 부상과 과제’ 보고서 발표

韓 2019년 7건→2023년 77건 9.6배 증가… “방어수단 제도화 필요”


*주: 피공격 기업 사례가 나머지 5개국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은 노란색으로 표시
*출처: Diligent Market Intelligence, Shareholder Activism Annual Review 2024 재구성. / 자료 :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는 국내 기업 수가 2019년 대비 9.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김수연 법무법인 광장 연구위원에 의뢰해 작성한 ‘주주행동주의 부상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은 한국 기업 수는 2019년 8개사에서 2023년 77개사로 급증했다. 조사 대상 중에는 3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영국 런던 소재 글로벌 기업거버넌스 리서치업체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데이터 리서치기관 딜리전트에 따르면 2023년 조사대상 23개국에서 총 951개사가 행동주의펀드의 공격을 받았다. 2022년 875개사보다 8.7%, 2021년 773개사보다 23%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23년에는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행동주의펀드 공격이 총 214건 발생하며 전년 184건보다 16.3% 늘었다. 같은 기간 북미는 9.6% 증가한 반면 유럽은 7.4% 감소했다.

행동주의 펀드 대응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 기업이 글로벌 행동주의펀드의 손쉬운 먹잇감이 됐다는 분석이다.

사모펀드나 일반 기관투자자들도 수익률 제고의 수단으로 행동주의 전략을 활용하면서 행동주의펀드와 일반 기관투자자들 간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미국에서는 하나 이상의 행동주의펀드들이 타깃 기업을 동시에 공격하는 ‘스와밍‘ 사례도 늘고 있다. 건수로는 2020년 7건에서 2021년 9건, 2022년 17건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자본시장이 참여자의 자율성보다 정부 규제가 강하고 여기에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도 정부 영향력 하에 있다”며 “글로벌 행동주의펀드 압박까지 심화되면 일본처럼 상장폐지를 결정하거나 상장 자체를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은 글로벌 행동주의펀드의 집중공격에 시달리자 아예 회사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다. 비상장으로 전환한 일본 기업은 2015년 47개사에서 2022년 135개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요 전환 사유는 행동주의펀드의 공격이라고 응답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들도 기관투자자와의 소통을 활성화해야 하나, 정부도 행동주의펀드의 지나친 공격에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어수단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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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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