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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돌봄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게 제 일이죠”…49년 의료봉사 ‘전진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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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6 14:04:08   폰트크기 변경      
벨기에 간호사에서 전문의가 된 배현정 원장

당시 판자촌이었던 시흥동에 ‘가정복지센터’ 설립

방문 진료와 야간 진료부터 치료비 지원까지 


금천구 시흥동 전진상의원 배현정 원장. / 사진: 금천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환자는 의사를 만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방문 진료를 계속할 계획이다.”

서울 금천구에서 49년 동안 저소득 환자를 돌봐온 파란 눈의 의사 배현정 원장의 말이다.

벨기에에서 간호사였던 배현정(마리 헬렌 브라쇠르) 원장은 1972년 국제가톨릭형제회(AFI) 봉사단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3년 뒤인 1975년 그는 당시 판자촌이었던 시흥동에 자리를 잡았다. 주민들을 돌보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병원과 약국, 복지관을 통합한 ‘전진상 가정복지센터’를 설립해 지금까지 무료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전ㆍ진ㆍ상’은 ‘온전한 자아 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이라는 의미로 국제가톨릭형제회의 기본정신이다.

배 원장은 “당시 여기 주민들 대부분이 보건의료 혜택을 못 받는 분들이었다”며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3명이 팀을 구성하면서 활동하기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외부에서 봉사하는 의사들의 지원을 받아 진료 활동을 했다. 이후 상주 의사의 필요성을 느낀 배 원장은 1985년 의과대학을 졸업해 의사가 됐고, 1988년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배 원장은 “1975년에 여기 들어온 후 세월이 지나 동네가 많이 달라졌지만 일하는 목표는 항상 같다. 의료사회사업과 환자 돌봄,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라면 의사를 만날 기본 권리가 있단 것이 배 원장의 진료 철학이다. 이러한 배 원장의 신념에 따라 ‘전진상의원’ 49년째 방문 진료와 야간 진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해 주고, 무료 유치원과 공부방도 운영해왔다.

전진상 의원은 호스피스 활동으로도 오래된 전문기관이다. 우리나라에 ‘호스피스’라는 개념이 없던 1998년부터 암 환자를 위한 가정 호스피스를 시작했고, 2008년에는 10개의 병상을 갖춘 입원실을 개설하고, 전문 완화의료센터로 인정받았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란 완치가 불가능한 질병을 앓는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완화시킴으로써 편안하게 지내도록 돌보는 활동이다.

배 원장은 “여기(호스피스)에는 죽으려고 오는 것이 아니고 잘 살기 위해서 오는 거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환자와 가족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호스피스는 죽음이 아니라 ‘잘 산다는 것’에 초점을 둔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 원장은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봉사하고 싶다”라며 “항상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호스피스 분야를 알리고, 의료진, 사회사업가, 봉사자 등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 후배들과 함께 끝까지 유쾌하게 일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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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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