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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 없는 구조 엔지니어…사고 반복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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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7 11:10:44   폰트크기 변경      
장석권 LERA 대표, 건설산업비전포럼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산업의 현재와 미래’ 발표

장석권 LERA 대표가 27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제235차 조찬토론회에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백경민 기자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건설현장에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구조(structure) 엔지니어의 부재 때문이다”

세계적인 구조엔지니어링사로 꼽히는 LERA의 장석권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센터에서 열린 건설산업비전포럼 제235차 조찬토론회에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연단에 올라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 감리제도를 두고 국가법령은 처벌에 무게를 두고 있고, 업계는 경제적 관점에 치중해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며 “미국만 보더라도 구조 엔지니어를 통한 책임감리를 수행한다. 구조 엔지니어들이 해당 구조물의 취약한 부분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로 부족한 대가를 꼽았다. 저임금은 곧 젊은 인재들의 무관심을 유발하고, 엔지니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아파트만 놓고 보면 구조 엔지니어의 대가는 일반적으로 선진국의 12분의 1 수준”이라며 “구조적 연구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하고 비용 절감 등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되는데, 이같은 연구 자체를 못하게끔 돼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최저가면 의심부터 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각 분야 비딩을 통해 최저가를 만든다”며 “구조 엔지니어가 건축사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데, 대가가 뒷받침되지 못하니 그럴 만한 여건도 안 될 뿐더러 안전 문제까지 불거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신규 엔지니어의 부재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요소로, 처우가 뒤따르지 못하면 그들의 무관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건축사와 구조 엔지니어의 불합리한 상관관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는 건축사와 구조 엔지니어가 종속관계로, 건축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라며 “이런 문제로 구조 엔지니어는 창의성을 발휘하는 협업의 주체가 아니라 경력이 쌓여도 숙련된 기능공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의 건축구조기술사 합격률은 3%인 반면, 엔지니어링 강국인 네덜란드의 30세 이전 건축구조기술사 합격률은 90%, 영국 65~70%, 호주 70% 등에 달한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평균 합격연령이 43세여서 대학 졸업 후 15~20년 후에야 합격한다. 이를 보편화해 불합리한 부분들을 해소하는 기반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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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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