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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日과 어떤 접촉도 거부”…기시다 “현안 해결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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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7 12:16:00   폰트크기 변경      
핵심쟁점 납북 문제 놓고 평행선…정상회담 어렵다 판단한 듯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도쿄 참의원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APㆍ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며 일본과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26일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북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간 핵심쟁점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놓고 양국간 입장이 확연한 만큼 북일 정상 간 대화 추진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정상회담의 전제로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것을 내걸었지만, 일본 측은 납북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는 “(일본은)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그 무슨 핵·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며 “해결되려야 될 수도 없고 또 해결할 것도 없는 불가 극복의 문제들을 붙잡고 있는 일본의 태도가 이를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상 최저 수준의 지지율을 의식하고 있는 일본 수상의 정략적인 타산에 조일관계가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며 “‘전제조건 없는 일조(일북)수뇌 회담’을 요청하면서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일본 측”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일 수뇌 회담은 우리에게 있어서 관심사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저녁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코멘트 하나하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 “일본으로서는 북한과 사이의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해 종래 방침에 따라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가 말한 일본의 방침은 북일평양선언에 따라 북한과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지칭한다.

이 선언은 2002년 9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뒤 발표했다.

국교 정상화 회담 추진과 과거사 반성에 기초한 보상, (납치 등) 유감스러운 문제의 재발 방지, 핵 및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 등 4개 항이 담겼다.

앞서 김 부부장은 한국과 쿠바 수교 직후인 지난달 15일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납북자 문제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가 커 북일 간 실질적인 대화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당시에도 지배적이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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