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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이마트..."그래도 본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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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8 14:45:57   폰트크기 변경      
일부 주주 "경영진 책임" 지적

한채양 이마트 대표./사진=이마트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쿠팡에 1위 자리를 내주고 구조조정까지 실시하며 흔들리고 있는 이마트가 ‘본업 강화’를 위기 타개책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나 부진한 실적에 책임 경영을 촉구하는 주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부영 태평빌딩에서 열린 이마트 제1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의 인사말을 전하며 “상품과 가격 경쟁력 확보 중심으로 본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에서 일부 주주들은 경영진의 책임을 지적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총회가 끝난 뒤 기자를 만난 한 주주는 자신을 주식 장기 보유자라고 소개하며 “의장도 이마트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공습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다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보수를 스스로 삭감하는데 이마트 경영진은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주도 “유통 환경 악화를 걱정하며 경영진의 보수에 대해 비판하는 발언이 있었다”며 “배당금을 감안하면 불공정하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달 초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정용진 회장에 대해 “정 회장이 그동안 등기이사는 아니어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책임 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경영 위기가 초래된 것 아니냐”며 “주주에 대한 사과와 기업 밸류업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받자 노조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측은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며 “온라인이 미약할 때 유통 1등이라는 향수에 취해 변화에 둔감했다”고 주장했다.

증권가에서도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쿠팡에 대항하고자 G마켓·옥션을 무리하게 인수했지만, 물류 통합을 이뤄내지 못해 영업권 상각과 손상차손으로 회계장부를 얼룩지게 만들고 있다”며 “식품 카테고리에서만큼은 ‘내가 1등’이라는 저력을 확실한 전략으로 어필하지 못하면 이마트의 실적도 주가도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다. 이어 한국신용평가도 정기평가를 통해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낮은 ‘A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이마트는 과감한 몸집 줄이기와 기존 점포 새단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올해 경기 죽전점을 리뉴얼해 식품 특화 매장으로 처음 선보인다. 트레이더스는 서울 마곡 등 이미 확보된 대상지에서 출점한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의 공동 소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상시 할인 프로젝트인 ‘가격 역주행’과 ‘가격 파격 선언’으로 할인점의 본질을 공고히 하겠단 계획이다.

또 트레이더스는 상품·매장을 재정비하는 ‘트레이더스 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노브랜드는 전용 상품을 확대한다. 온라인 자회사 쓱(SSG)닷컴·지마켓(G마켓)과 협업도 늘린다.

이날 주총에서는 한채양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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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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