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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상업용 풍력단지의 산실…남동발전 탐라해상풍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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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01 06:00:26   폰트크기 변경      

탐라해상풍력,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
주민 수용성 문제 넘어 관광 자원화...9기 확장 준비 중
어음풍력, 사업권 인수해 자체사업으로 친환경에너지 생산
남동발전 “2036년까지 4300㎿ 규모의 해상풍력 운영”


전망대에서 바라 본 탐라해상풍력. /사진: 신보훈 기자


[제주=대한경제 신보훈 기자] 제주도에는 비가 자주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분다. 때문에 여행객들은 애를 태우기도 한다. 기자가 찾은 지난 28일에도 여지없이 비가 내렸고, 바닷가에 접근할수록 바람은 강해졌다.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는 풍력 사업자들에겐 오히려 반가운 조건이다. 특히 바다에서 부는 강한 바람은 해상풍력에 더할 나위 없다.

이성호 탐라해상풍력 본부장은 “제주 날씨는 꽤 짓궂다. 아침 출근길에 비가 오면 보통 짜증이 났지만, 이런 날 발전 수익성은 더 좋다”면서, “이젠 비바람이 치면 오히려 기분 좋은 마음으로 출근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제주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에 걸쳐 설치된 탐라해상풍력은 국내 기술 및 자본으로 건설한 첫 상업용 해상풍력단지다. 한국남동발전은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2017년부터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탐라해상풍력의 설비용량은 총 30㎿. 3㎿짜리 터빈 10기가 열 맞춰 설치돼 있다. 연평균 가동률 98%, 이용률은 29.03%다. 사업추진 당시 목표치(가동률 95%, 이용률 28.9%)를 넘겨 전력을 생산 중이다. 덕분에 남동발전은 작년 기준 출자금 67%를 배당금으로 이미 회수했다.

해마다 관광객도 2000∼3000명씩 찾는다. 초기에 비해 주변엔 식당ㆍ카페ㆍ숙박시설 등이 늘어났고, 최근엔 야간 경관조명까지 설치되면서 지역 내 명소로 떠올랐다. 반대했던 주민들조차 사업 확장을 요청, 남동발전은 8㎿짜리 터빈 9기를 추가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춘희 금등리 이장은 “처음엔 어획량 감소와 소음을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기우에 불과했다”며, “멀리서 보는 한경면 경관은 정말 예쁘다. 발전소를 보려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지역이 활기차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제주 애월읍 어음풍력 전경. 호기당 4.2㎿로, 탐라풍력보다 날개의 직경이 길다./ 사진:남동발전


탐라해상풍력에서 차로 30분 정도 애월읍으로 이동하면 어음풍력이 나온다. 이곳 역시 국산 기자재ㆍ기술력으로 건설한 단지로, 4.2㎿짜리 터빈 5대가 설치돼 있다. 제주 내 호기당 최대 육상풍력 단지로, 누적 발전량은 1만7692㎿h에 달한다.

어음풍력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3년 3월 풍력발전지구 지정고시를 받고, 2년 뒤 전기사업허가와 개발사업승인을 취득하며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지만, 지역 주민과 사업자 간 신뢰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서 남동발전은 구원투수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어음풍력은 신재생 양도양수 사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효우 남동발전 신재생운영처 부장은 “다른 사업자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통째로 인수해 끌고 가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매몰 비용에 따른 리스크와 우발채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남동발전은 주민들과의 갈등을 해결할 자신이 있었고, 주민들도 공기업에 대한 신뢰를 보내주면서 성공적으로 운행을 개시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탐라해상풍력. /사진: 남동발전


제주에서 실력을 쌓은 남동발전은 국내 1등 해상풍력 전문기업을 꿈꾼다. 완도금일해상풍력(600㎿), 신안우이해상풍력(390㎿)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고, 인천용유무의자월해상풍력(320㎿), 인천덕적해상풍력(320㎿)은 발전사업허가를 획득했다. 남동발전이 허가받은 해상풍력은 총 2600㎿에 달한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2036년까지 4300㎿ 규모의 해상풍력 운영을 목표로 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4단계에 걸친 사업 로드맵도 마련했다”면서,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사업 리스크에 대응하는 한편 내부 조직을 개편해 해상풍력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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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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