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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볼티모어 교량 붕괴에도…韓 수출입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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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01 09:08:52   폰트크기 변경      
美 주요 자동차 허브 볼티모어항 무기한 폐쇄됐지만, 국내기업 볼티모어항 이용률 낮아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현장 / AP=연합뉴스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항구가 교량 붕괴 사고로 폐쇄되며 운송망 정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수출입기업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해갈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볼티모어 항구는 선박 운항이 무기한 폐쇄된 상태다. 볼티모어항은 대서양과 미국을 연결하는 주요 수출입항으로, 지난해 자동차와 소형트럭 84만 7000여대를 수출입한 무역 허브다. 이는 13년 연속 미국 최대 물동량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해상 물류 과부하가 예고됐다. 미국 기업들은 서둘러 뉴욕, 뉴저지 등 인근 동부 항만과 서부 해안으로 물동량을 옮기고 있지만, 대체 항구들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병목 현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내 자동차 수출입이 가장 활발했던 곳인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공급망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볼티모어항을 주로 이용해온 주요 완성차업체로는 △토요타 △폭스바겐 △닛산 △BMW △볼보 △GM △재규어랜드로버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한국의 수출입기업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해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북미 시장에 완성차를 수출할 때 볼티모어항을 이용하지 않고 인근 필라델피아 항구에서 처리해왔다.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볼티모어항을 이용했지만, 물돌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 대체 항구를 통해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현대모비스 역시 뉴욕 항만을 통해 원자재를 수급하고 부품을 수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해운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서 미주 동부 노선을 운항하는 유일한 해운사 HMM은 볼티모어항을 이용하지 않고, 인근 항만인 노퍽과 뉴욕항을 기항 중이다. 볼티모어항은 MSC, 머스크, ZIM 등 해외 선사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볼티모어항으로 운반되는 화물량은 지난해 기준 연 5만9000톤 정도다. 이는 부산항(2300만톤)이 취급하는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의 2.6%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최근 ‘볼티모어항 교량 붕괴로 인한 해운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번 사고로 볼티모어항이 폐쇄됐으나, 해당 항만 처리량이 글로벌 물동량의 0.4%에 불과해 이번 사고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수에즈ㆍ파나마 양대 운하의 통항 제한과 같은 물류 차질 또는 운임 급등을 야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730.98을 기록하며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연중 최고점인 지난 1월 19일(2239.61)과 비교하면, 2달여 만에 22.71% 하락한 것이다.

다만, 글로벌 물동량이 대체 항구로 한꺼번에 몰리며 물류 흐름이 일부 지연될 가능성은 있다.

해진공 관계자는 “붕괴된 다리 재건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수로 확보에 6∼7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선사들은 아시아-미 동부 항로에서 볼티모어항을 기항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지만, 볼티모어 물량이 인근 동부항만으로 옮겨감에 따라 기항시 약간의 혼잡이 발생하고 대기시간이 소폭 증가하는 정도의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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