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건설엔지니어링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양대 축으로 평가 받는 설계 주도형 기술형입찰과 PM(통합사업관리)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설계 주도형 기술형입찰은 1년 전 2호 시범사업 2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난 뒤 하나는 이제야 겨우 닻을 올렸고, 나머지 하나는 사업 추진을 위한 전제 조건인 기획재정부 특례 협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PM도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밝힌 지 1년 이상 흘렀지만, 감감무소식이다.
2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설계 주도형 기술형입찰 2호 시범사업으로 주목 받는 ‘부산항 신항 피더부두(서컨북측) 상부시설 축조공사(추정금액 64억7657만원)’가 우여곡절 끝에 발걸음을 뗐다. 앞서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접수 결과, 단독 입찰로 두 차례에 걸쳐 유찰된 끝에 최근에서야 기본설계 작업에 돌입하면서다.
시범사업 발주를 위해 기재부 특례 승인을 받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2월 국토교통부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를 통해 설계 주도형 기술형입찰 후속 시범사업으로 선정됐지만, 이후 특례 승인까지 근 1년가량 소요됐다.
설계 주도형 기술형입찰은 건설엔지니어링사가 주도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PQ 기준 등에 대한 특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국토부 인사 등 영향으로 관련 사전 협의가 다소 늦어졌다는 후문이다.
이 사업은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따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송도 동측 전면해상 일대 스마트 피더부두 상부시설을 축조하는 것으로, 한국항만기술단이 수의계약을 통해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다. 부산에 연고지를 둔 흥우건설도 힘을 보탰다.
부산항만공사는 오늘 6월 입찰서를 접수한 뒤 실시설게 적격자 선정을 거쳐 8월 첫삽을 뜬다는 구상이다. 준공 시기는 내년 11월 예정이다.
또다른 설계 주도형 기술형입찰 시범사업인 ‘평택당진항 잡화부도 창고2동 건설공사’는 아직 기지개도 켜지 못했다.
현재 추진 중인 기초조사용역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기재부 특례 및 총사업비 협의 등 남은 과제가 산더미다.
해수부 관계자는 “평택지방해양수산청에서 조만간 특례 협의에 착수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관련 예산 협의 등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이후 발주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사업 기획부터 운영관리까지 전 분야를 총괄하는 사업 추진 방식인 PM도 여전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22년 말 △일산선 5개 역사 리모델링 PM(국가철도공단) △광명시흥 지식산업센터 건설공사 PM(한국토지주택공사) △송산그린시티 용수공급시설 2단계 시설공사 PM(한국수자원공사) △양지 나들목 건설공사 PM(한국도로공사) 등을 PM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사업은 취소되거나 사업지가 변경되는 등 1년 넘도록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수자원공사 프로젝트는 용수 공급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이미 설계 단계에 착수, PM 시범사업으로 적정치 않다고 판단했다. 도로공사의 프로젝트도 사업지가 변경되면서 적정 공사를 다시 찾아야 하는 과정을 거친 데다, 기재부 특례를 받아야 해 이를 검토하는 과정이 상당히 복잡해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이른 시일 내 특례 승인을 받아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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