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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기술 담합 후폭풍...컨소시엄 건설사 감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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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03 05:00:12   폰트크기 변경      

'한종' 담합 과징금 1.6억원 납부
컨소시엄 대표사 설계 5점 감점
한종 참여 기술형 입찰 5건 달해
대표사들 "수주실패땐 법적 대응"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한국종합기술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형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설계심의에서 무더기 감점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당장 연내 진행될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형 입찰 4건이 진검 승부를 겨뤄보기도 전에 낙찰자가 결정된 셈이다.

2일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일 공사예정금액 1478억원 규모,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의 ‘안동댐 건설사업’의 설계심의를 진행했으나 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심의 도중 한국종합기술로 인한 감점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앞서 지난 2월 한국종합기술은 2016~2019년까지 주한미군에서 발주한 시설유지보수공사 23건에서 입찰을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이후 가처분 신청 등의 이의 제기 없이 본인 몫의 과징금 1억6000만원을 즉시 납부했다.

문제는 현행 기술형입찰 심의 비리 관련 감점 기준에 따르면,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부과 처분이 확정된 경우 결정일로부터 2년 동안 구성원으로 참여한 컨소시엄 대표사에 설계심의 5점 감점을 부과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보통 설계심의 점수 차이가 5점 이내로 접전이 벌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종합기술이 설계사로 참여한 컨소시엄은 모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엔지니어링업계 2위인 한국종합기술이 참여한 기술형입찰 중 연내 설계심의를 받을 사업만 5건에 달한다.

이는 ‘안동댐 건설사업(1478억원·한국수자원공사)’을 비롯해 ‘충청내륙고속화도로~충주역(824억원·조달청)’,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 3공구(3198억원·국가철도공단)’, ‘과천~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지하화 건설공사(6129억원·한국토지주택공사)’,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공사(5609억원·조달청)’ 등으로, 이 중 충청내륙화고속도로(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를 제외한 나머지 4건은 턴키 방식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설계사 담합으로 컨소시엄 전체가 감점을 받는 경우는 처음이라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하며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달청은 설계심의에서 5점 감점은 규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실시설계 기술제안을 제외한 나머지 턴키와 기본설계 기술제안, 대안제시형에서는 공동수급체 협정서에 설계사가 이름을 올리기 때문에 대표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달청은 “계약 예규상 공동수급체에 이름을 올려 발주처에 전달됐다면 감점을 부과하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만약 한국종합기술의 설계사로서 지분 참여율이 60%라면, 3점이 감점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들도 대부분 감점 부과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법무법인 바른의 이응세 변호사는 “설계사는 분담이행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공동수급체에서 지분도 확보하지 않기 때문에 대표사에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주장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현행 규정에서 컨소시엄은 공동수급체 협정서에 이름을 올리느냐 여부로 결정되는 것”이라며, “일부 건설사가 설계심의가 끝난 후 이의제기를 하거나 발주기관에 법적 대응을 한다고 해도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종합기술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건설사들은 격앙된 모습이다. 2년 전부터 준비한 사업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상대사에 빼앗기게 된 것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신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미칠 피해도 생각하지 않고 과징금을 납부해 버린 한국종합기술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만에 하나 상황에 벌점으로 인해 수주에 실패할 경우 한국종합기술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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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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