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내 정유4사가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메이저 정유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은 지난해 평균적으로 억대 연봉을 받았다.
우선 에쓰오일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7293만원으로, 업계 ‘연봉킹’ 자리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1억7107만원)에 비해 1.08% 인상된 금액이다.
이어 GS칼텍스가 1억6576만원으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연봉이 높았다. 다만 연봉 상승률로는 전년(1억5397만원)보다 7.65% 올라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SK이노베이션과 HD현대오일뱅크는 전년보다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깎였다. SK이노베이션은 1억5300만원에서 1억5200만원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1억4700만원에서 1억3900만원으로 각각 100만원, 800만원 줄었다.
이들은 역대급 실적을 냈던 2022년과 달리 1년새 정유업계의 경영성적표가 확 달라져서다. 지난해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약세가 이어지며 정유4사의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 42조4460억원, 영업이익 1조4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3%, 60.72%씩 급감했다. GS칼텍스는 작년 매출 45조9728억원, 영업이익 1조57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 58.59% 각각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51.4% 줄어든 1조9039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 2860억원으로, 전년보다 86.56%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성과급 규모를 줄였다. 우선 에쓰오일이 성과급을 기본급의 1500%에서 800%로 절반가량 삭감했다. 기본급의 1000%를 지급했던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800%, 664%로 낮췄다. SK이노베이션에서 정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에너지는 성과급을 800%에서 612%로 줄였다. 다른 산업군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고액의 성과급을 사실상 급여로 생각해왔던 직원들은 서운해하는 분위기다.
올해 정유업계는 재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유가가 18% 이상 오르면서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44달러(1.72%) 상승한 배럴당 85.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2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정제마진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평균 4.1달러에 머물다가 지난달 15.3달러까지 치솟으며 약 3배 이상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기 때문에 최근 흐름은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업황이 개선되는 중”이라며 “1분기 실적 역시 전년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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