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사진: 연합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탄핵 소추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의 탄핵 심판이 당분간 중단된다.
헌법재판소는 “검사 손준성 탄핵 사건과 관련해 헌법재판소법 51조에 의해 심판 절차를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구체적인 결정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법 51조는 탄핵 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면 재판부가 재량으로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정한다.
헌재는 정지 기한을 따로 정하지는 않았다. 형사재판의 추이에 따라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판 절차가 정지되더라도 손 검사장은 검사 업무에 복귀할 수 없을 전망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사람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있을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되기 때문이다.
이날 헌재 결정은 손 검사장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손 검사장 측은 지난달 18일 헌재에 탄핵 심판 절차를 항소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멈춰달라고 신청했다.
손 검사장의 대리인은 지난달 26일 변론준비 기일에 출석해 “(형사) 사건에서 많은 증인을 신청하고 1심과 달리 사실오인을 입증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탄핵 심판 절차와 형사 절차를 병행하는 게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탄핵을 소추한 국회 측은 이미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왔고, 기소된 혐의 사실 외에 다른 탄핵 사유도 있는 만큼 심판 절차를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재가 형사소송을 이유로 탄핵 심판을 정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 검사장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지난해 12월 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 검사장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전송했다는 사유다.
손 검사장은 같은 의혹으로 2022년 5월 재판에 넘겨졌고, 올해 1월 1심에서 일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손 검사장은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손 검사장 양측이 항소해 이달 17일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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