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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법조인 ‘역대 최다’ 61명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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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1 13:34:06   폰트크기 변경      
지역구 55명 당선… 민주당 37명ㆍ국민의힘 18명

비례 6명… 조국혁신당 3명ㆍ국민의미래 2명ㆍ개혁신당 1명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압승을 거두면서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지게 된 가운데 법조인 출신 후보 61명이 당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121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해 59명이 당선됐던 2008년 제18대 총선 결과를 뛰어넘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정국 구도가 당장 야권의 ‘특검 드라이브’는 물론, 우리나라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구성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ㆍ더불어민주연합 제12차 합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겸 선대위 해단식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총선보다 당선자 15명↑

<대한경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101명과 비례대표 20명 등 모두 121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해 절반이 넘는 61명(50.4%)이 금배지를 거머쥐게 됐다.

지역구 당선자는 55명, 비례대표 당선자는 6명으로, 전체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0%가량에 해당한다.

앞서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117명(지역구 101명ㆍ비례대표 16명)이 출마해 지역구 42명과 비례대표 4명 등 모두 46명(39.3%)이 당선했는데, 당선자 수도 15명이나 늘었을 뿐만 아니라 당선율도 11.1%p나 치솟았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는 100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가 출마해 41명이 당선해 41%의 당선율을 기록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는 131명 가운데 54명이 국회에 입성해 41.2%,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121명 중 59명이 당선해 48.8%까지 당선율이 치솟았다.

그러나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104명 중 42명이 당선해 당선율이 40.4%로 떨어졌고,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126명 중 49명 당선(38.9%),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117명 중 46명 당선(39.3%)으로 다소 주춤한 상태였다.

◇법조인 맞대결서 대부분 민주당 승리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원내 제1당 자리와 함께 과반 의석 수 확보에 성공한 전체 판세가 법조인 출신 당선자 구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지역구에 44명의 법조인 출신 후보를 공천한 민주당에서는 무려 84.1%에 이르는 37명을 당선시켰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50명으로 민주당보다 많은 법조인 출신 후보를 내세웠지만 18명(36%)을 당선시키는데 그쳤다. 나머지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지역구에 출마한 법조인 출신 후보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법조인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지역구에서도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대표적으로 여야 대권 주자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인천 계양을에서는 이 지역 초선 현역 의원인 민주당 이재명(59ㆍ사법연수원 18기)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인 원희룡(60ㆍ24기) 전 국토부 장관의 4선 도전을 좌절시키며 재선에 성공했다.

법조인 출신 후보 3명이 맞붙은 서울 종로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곽상언(52ㆍ33기) 변호사가 이 지역 현역인 국민의힘 최재형(67ㆍ13기) 의원과 개혁신당 금태섭(56ㆍ24기) 전 의원을 제치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곽 변호사는 장인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에서 금배지를 달게 됐다.

법조인 출신 여성 현역 의원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동갑에서는 민주당 진선미(56ㆍ28기) 의원이 초선인 국민의힘 전주혜(57ㆍ21기) 의원을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내리 4선에 성공했다.

경기 의왕과천에서는 민주당 이소영(39ㆍ41기) 의원이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소속 최기식(54ㆍ27기) 변호사를 제치고 금배지를 지켜냈다. 지난 총선에 이은 ‘리턴 매치’로 관심이 집중됐던 대전 서구을에서는 이번에도 민주당 박범계(60ㆍ23기)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인 양홍규(59ㆍ24기) 변호사를 누르고 내리 4선에 성공했다.

반대로 ‘부산대 로스쿨’ 동문 대결로 관심을 끈 울산 남갑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인 김상욱(44ㆍ변시 1회) 변호사가 민주당 후보인 전은수(39ㆍ변시 4회) 변호사를 제치고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법조인 출신 비례대표 6명 당선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면서 군소정당이 난립했다.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한 정당만 38곳이다 보니 투표용지 길이가 역대 가장 긴 51.7㎝에 달해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했고, 개표도 11일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마무리됐다.

비례대표 개표 결과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이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했다. 법조인 출신 비례대표 당선자는 모두 6명으로 집계됐다.

우선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36.7%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비례대표 18석을 확보하면서 추천 순위 1번인 최보윤(45ㆍ41기) 변호사와 13번인 조배숙(67ㆍ12기) 전 의원의 당선이 확정됐다.


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시절 의료사고로 척추를 다쳐 왼쪽 몸이 마비되는 척수장애를 갖고 있지만, 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권리 구제에 힘써왔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6.7%를 득표해 비례대표 14석을 가져갔다.

이번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24.3%의 득표율로 비례대표 12석을 차지해 추천 순위 1번인 박은정(52ㆍ29기)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비롯해 4번인 신장식(52ㆍ변시 2회) 변호사, 10번인 차규근(56ㆍ24기) 전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도 3.6%를 득표해 비례대표 2석을 가져가면서 추천 순위 2번인 천하람(37ㆍ변시 1회) 변호사가 당선됐다.




◇검사 출신 19명 당선… ‘친명ㆍ반윤’ 대거 포함

법조인 출신 당선자 중에는 판ㆍ검사 등 재조(在曹) 경험이 없는 순수 재야 변호사 출신이 절반이 넘는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검사 출신은 19명(31.1%), 판사 출신은 9명(14.8%) 당선됐다. 조배숙 전 의원의 경우 검사와 판사, 변호사를 모두 경험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에서는 재야 변호사 출신이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검사 출신은 8명, 판사 출신은 5명, 군법무관 출신은 1명 당선됐다. 군법무관 출신으로 고등군사법원장을 지낸 민주당 민홍철(62ㆍ군법 6회) 의원은 경남 김해갑에서 4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이 9명, 판사 출신과 재야 변호사 출신이 4명씩, 관료 출신이 1명 당선됐다. 관료 출신인 박성훈(53ㆍ33기)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 북을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와 반윤(반윤석열) 성향의 검사 출신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서 이른바 ‘김건희ㆍ한동훈 특검법’ 등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ㆍ백현동 사건 변호인으로 이른바 ‘친명 호위무사’라 불린 박균택(57ㆍ21기) 전 광주고검장은 광주 광산갑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했다. 광주 서을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양부남(63ㆍ22기) 전 부산고검장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응ㆍ관리를 총괄하는 당 법률위원장을 맡아 ‘호위무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김기표(51ㆍ30기)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사건 변호를 맡은 이건태(57ㆍ19기) 전 고양지청장은 나란히 경기 부천을, 부천병 지역구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게다가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된 이성윤(62ㆍ23기) 전 서울고검장은 일찌감치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며 사법연수원 동기인 윤 대통령을 향한 칼날을 갈아왔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에서 해임된 박은정 전 법무부 감찰담당관도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내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혔다.

반면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평가받는 검사 출신 여당 후보들의 총선 성적표는 다소 저조했다.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주진우(48ㆍ31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해 당선된 반면, 이원모(44ㆍ37기)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현역 30명 금배지 수성… 주호영ㆍ추미애 6선 성공

이와 함께 금배지 수성에 나섰던 법조인 출신 현역 의원 34명 가운데 30명(88.2%)은 다음 국회에서도 여의도에 남게 됐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법조인 출신 현역 의원 20명은 이번에도 모두 당선돼 100% 생환에 성공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으로 6선에 도전했던 이상민(66ㆍ24기)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전주혜ㆍ최재형 의원과 개혁신당 조응천(61ㆍ18기) 의원은 여의도 재입성에 실패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주호영(63ㆍ14기) 의원과 경기 하남시갑에 출마한 민주당 추미애(65ㆍ14기) 전 의원은 나란히 6선에 성공하면서 법조인 출신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법조인 출신 7선 의원은 아직 한 명도 없고, 6선 의원도 이한동 전 총리와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인제ㆍ천정배 전 의원 등 소수에 그친다.

특히 추 전 의원은 민주당이 원내 제1당을 차지한 만큼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 권성동(63ㆍ17기)ㆍ권영세(65ㆍ15기)ㆍ김기현(65ㆍ15기) 의원과 나경원(60ㆍ24기) 전 의원, 민주당 정성호(61ㆍ18기) 의원, 국민의미래 조배숙 전 의원 등 6명은 나란히 5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민홍철ㆍ박범계ㆍ진선미 의원과 이춘석(61ㆍ20기) 전 의원, 국민의힘 김도읍(59ㆍ25기) 의원 등 5명은 4선 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3선에 성공한 법조인 출신 지역구 의원은 민주당 박주민(50ㆍ35기)ㆍ백혜련(57ㆍ29기)ㆍ송기헌(60ㆍ18기)ㆍ안호영(58ㆍ25기)ㆍ이재정(49ㆍ35기) 의원과 이언주(51ㆍ29기)ㆍ전현희(59ㆍ28기) 전 의원, 국민의힘 정점식(58ㆍ20기) 의원 등 모두 8명이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포함한 원 구성 협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주로 법조인 출신 3선 의원이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차기 법사위원장 유력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1대 전반기 국회에서는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가져가 반발을 사기도 했다.

◇로스쿨 출신 7명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구 11명과 비례대표 9명 등 모두 20명의 로스쿨 출신 후보들이 여의도 입성에 도전해 모두 7명이 당선했다.

로스쿨 출신은 지난 총선 때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시 지역구 4명과 비례대표 3명 등 7명의 후보가 나선 결과 경기 김포을에서 민주당 소속 박상혁(51 ㆍ변시 1회) 의원이, 경기 안산단원을에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남국(41ㆍ변시 1회) 의원이 각각 당선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에는 경기 김포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상혁 의원을 필두로 민주당 소속인 박지혜(45ㆍ변시 6회/ 경기 의정부갑)ㆍ이용우(49ㆍ변시 2회/ 인천 서을) 변호사와 국민의힘 소속인 김상욱(울산 남갑)ㆍ우재준(35ㆍ변시 8회/ 대구 북갑) 변호사, 조국혁신당 신장식 변호사, 개혁신당 천하람 변호사가 여의도행을 확정지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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