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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 부동산시장 향방] 여소야대 시즌2, “부동산 시장 큰 변화 없어…공급보단 민생법안 초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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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1 15:48:27   폰트크기 변경      

서울 송파구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모습. /사진:안윤수 기자 

[대한경제=김수정 기자] 제22대 총선 결과 야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기존의 ‘여소야대’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입법 지형이 재차 여소야대로 꾸려지면서 법 개정을 통한 정부의 부동산 핵심 과제 이행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1·10 부동산 대책’ 등의 실현을 위해 일부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윤석열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여야간 협치를 얼마나 이뤄내느냐에 달렸다는 시각이다. 한편에선 총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금리 및 거시경제 흐름이 부동산 시장에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의회 권력의 무게추가 야당으로 기울면서 부동산 공급에 초점을 맞춘 법안보다는 부동산 관련 민생법안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일례로 앞서 여야는 부동산 공약 중 임대차2법 폐지 및 전세사기 대책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국민의힘은 전월세신고제만 현행 유지하고 임대차3법 가운데 2개를 폐지하겠단 입장이었던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도입 취지를 인정하고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임차인등록제를 도입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기에, 민주당의 총선 승리로 여당의 임대차법 폐지에 제동이 걸린 동시에 민주당의 ‘선(先)구제 후(後)구상’ 방식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부동산 관련 민생법안에 대해선 여야간 합치가 되겠지만 가령 조세와 관련된 부분이나 양극화 해소 및 규제완화 부문에서 못을 뽑아야 할 부분들에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보합에서 상승세로 돌아선 국면이라 총선 결과에 따른 부동산 규제를 완화 시그널이 보이면 부동산 시장이 더 좋아질 여지가 생길텐데 야당의 압승인 데다 지방은 여전히 침제기라 부동산 시장 전반에 기대감보다는 보합세 또는 횡보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 정부가 취임한 후 발표된 부동산 정책 내용은 규제완화나 폐지 등인데 대부분 입법개정에 막혀서 안된 게 많았던 만큼 총선 후 딱히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여소야대 결과가 예측된 데다 총선이라는 이슈가 끝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선, 의사결정을 미룬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다주택자 규제완화 같은 건 더 나오기 어렵다 보니 노후 대비용으로 다주택자인 사람들에겐 시장 환경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다만 여소야대가 이미 예측됐고 기존에도 여소야대였기에 부동산 시장 향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주택을 바라보는 철학 자체가 여당과 야당이 다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야당이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강남보다 강북권이 좀 더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을까 하는 시각도 있다”며 “고가주택 시장에선 부담감이 늘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강남이나 강북 어디를 선택할지 또는 비싼 것 담을지 싼 것 담을지 등 이런 부분들이 정리되면서 거래량이 일부 개선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야권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기감이 재점화되는 것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건설업계에선 총선 후 여야의 정책 공조를 통한 질서 있는 정리를 기대하는 상황이지만, 야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더욱 과감한 구조조정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각종 금융지원 등을 통해 건설사의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방향으로 시장 주도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는 등 부실 PF 사업장의 재구조화가 목적이라면, 야당은 유동성 공급이 아닌 ‘옥석 가리기’ 등 부실 정리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PF 대책과 관련해선 여야 모두 소프트랜딩(연착륙)해야 한다는 것에 큰 이견이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제도적 보완은 협치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방향성 차원에선 소프트랜딩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정상적인 사업장에 대해선 보증하고 살리려는 노력이 여소야대라고 해서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사업 가능성 있는 곳은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여야 같은 생각일 것이고 유동성 등의 PF 대출에 있어서 의견차이가 약간 있더라도 PF 대출을 지원해주고 실효성 높이는 것에 정책적인 합의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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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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