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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넘보는 환율…수입물가 자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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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4 16:30:24   폰트크기 변경      
국제유가도 단기급등 불가피할 듯

[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킹달러’의 귀환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이 현실화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스라엘 확전 가능성은 지속되는 강달러 현상에 기름을 붓는 모습이다.

국제유가 상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로 인해 유가가 출렁이고 있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까지 가세할 경우 유가의 단기 급등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환율과 유가 상승은 물가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지연으로 이어져, 고물가·고금리의 퍽퍽한 살림살이가 당분간 나아지기 어렵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환율 1400원 넘어서나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3일 역외 시장에서 1385원을 터치하며 15원 넘게 폭등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2.6원 오른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에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킹달러’에 불을 지핀 것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쏠린 영향이다.

이에 1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6.01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앞으로 환율 향방은 중동 전쟁의 확산 여부에 달렸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환율이 1400원을 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와 오재영 KB증권 연구원 등은 환율 상단을 1400~1410원으로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고,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은 달러화의 상방 위험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수입물가…물가 자극할까

문제는 높은 환율이 수입물가를 자극한다는 점이다. 한은은 오는 16일 3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하는데, 시장에서는 지난달 수입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물가는 작년 11월과 12월에 전월 대비 각각 4.4%, 1.7% 줄어들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1월 수입물가가 2.5% 상승한 데 이어 2월에도 1.2% 오르며 수입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입물가는 환율과 국제유가 등에 큰 영향을 받는데, 3월 중 유가와 환율 모두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물가의 오름세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4월에도 수입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높은 수입물가는 1~2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단기급등할까

국제유가는 연초부터 강세를 지속해 최근 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국제유가의 단기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국제유가는 △OPEC+ 감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석유인프라 공격 △미 휘발유가격 급등 △수요회복 기대 등으로 연초부터 상승세를 재개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이란 직접 충돌 우려로 작년 10월 말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브렌트유는 올해 중에만 17%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15일 개장과 동시에 국제유가 급등은 불가피하고, 당분간 유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의 생산 복귀, 수요 증가세 약화 등으로 하반기부터 조정세로 전환될 소지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연쇄 보복에 나설 경우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시장 불안심리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중동 지역의 고조된 긴장 상황을 틈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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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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