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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미분양 ‘하이엔드 오피스텔’...주택수 제외도 無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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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5 18:00:24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초고가 하이엔드 오피스텔이 3년째 미분양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 준공되는 오피스텔은 주택수에서 제외되도록 규제가 완화됐음에도 고분양가 부담 등으로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분양가 17억~19억원 수준이라면 다른 강남 아파트를 매입해 환금성을 높이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1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 르니드 오피스텔은 지난 2021년 말에 분양을 시작한 가운데 3년째 계속 분양 중이다. 시공사는 롯데건설로 초호화 가구와 커뮤니티를 표방, 42~130㎡까지 모두 156실 규모로 분양을 진행했다.

분양가는 84㎡ 기준으로 약 15억~16억원으로 3.3㎡당 약 6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21년 분양했던 '래미안 원베일리'의 분양가 3.3㎡당 5667만원보다 높은 분양가였다. 올해는 잠원동의 '신반포메이플자이'의 분양가가 3.3㎡당 6800만원대를 기록, 그보다 오히려 저렴한 수준이 됐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는 서울 강남의 입지라도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2022년 분양한 인시그니아반포는 분양가가 84㎡ 기준 22억~24억원대이다. 3.3㎡당 7000만원대 수준이다. 내년 8월 준공 및 입주임에도 여전히 잔여세대 물량을 분양 중이다.

서울 여의도 하이엔드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여의도에 첫 입성한 DL이앤씨의 '아크로'지만, '아크로더원'은 아직 2년째 계속 분양 중이다. 여의도 페르니 등도 2년째 분양 중이지만, 분양가 17억~19억원 수준이어서 선뜻 나서는 이가 많지 않다는 후문이다.

올해 초 정부가 오피스텔 규제 완화를 위해 내년 말까지 준공되는 오피스텔에 대해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1~2022년 분양을 진행한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준공시점은 내년이다. 그럼에도 하이엔드 오피스텔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다. 전체 오피스텔 시장이 침체 국면이다보니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자금부담에 더더욱 얼음판이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1년 6만3010건에 달했던 전국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2만6696건으로 57.6%나 줄었다.

문제는 내년 준공시점까지 분양률이 80% 이상 되지 않는다면 공사비 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엠디엠 등 현금이 풍부한 시행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그렇지 못한 곳들은 하이엔드 오피스텔에 대한 공사비와 대출을 부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은 전세가도 높은 가운데 고가 전세수요를 찾지 못하면 수분양자들도 잔금 처리가 쉽지 않다. 지난 2022년 9월 반포더샵리버파크의 미입주 사태가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포더샵리버파크는 수분양자들이 전세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잔금을 내지 못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하이엔드 오피스텔 시공에 참여한 시공사들도 공사비 회수에 고민될 수밖에 없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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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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