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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정유업 ‘미소’…사태 장기화 땐 악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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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6 05:00:16   폰트크기 변경      
에쓰오일ㆍSK이노베이션 등 1분기 실적 대폭 개선 기대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는 등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며 유가가 치솟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가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정유업계에서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석유ㆍ가스 수급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란ㆍ이스라엘 충돌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SK에너지,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앞둔 시점부터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올해초 배럴당 70.38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12일(현지시간) 85.66달러로, 연초 대비 21.71% 상승했다.

여기에 이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됐다는 컨테이너 화물선을 나포한 데 이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300여기로 공습하는 등 중동 상황의 불확실성이 절정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확전 상황으로 돌입하거나 글로벌 원유 수출의 동맥으로 여겨지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최고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약 72%가 통과하는 주요 수출 통로다.

신한투자증권 이진명 수석 연구원은 “만약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발생하는 경우, 심각한 공급 차질과 유가 급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석유제품을 취급하는 정유사들의 이익도 치솟을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배럴당 평균 정제마진은 12.5달러로 전 분기(4.1달러) 대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ㆍ수송비 등 비용을 뺀 수치로,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평가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5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84% 줄어든 규모지만, 직전 분기 영업이익 76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6154% 늘어난 수치다.

다른 정유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도 실적도 호조세가 예상된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0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9.01%, 직전 분기 대비 46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이상 쪼그라들었던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큰 폭의 이익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엔 정유사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론 정제마진 개선에 따른 수익지표가 개선될 수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는 수요 부진을 불러오고 정제마진도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권의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과거 논란이 일었던 ‘횡재세’ 부과 문제도 다시금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횡재세는 기업이 호황으로 인해 얻은 일정 규모 이상의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지난 2022년 정유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횡재세 도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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