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전기차 캐즘에 테슬라도 인력 감축… 현대차는 채용 확대 ‘엇갈린 행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4-17 05:20:29   폰트크기 변경      

공급량 증가에 중국산 저가 공세
글로벌 車업계 구조조정 잇따라
인력충원 나선 현대차 “시장 선점”


고객인도 대기 중인 테슬라 차량들./사진: 테슬라코리아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전기차 시장 둔화와 중국산 전기차 저가 공세 때문이다. GM(제네럴모터스)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진작 인력을 감축하거나 전기차 생산계획을 조정했고, 폭스바겐도 중장기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전기차 시장의 절대강자 테슬라마저 대규모 인력감축에 나섰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인재 채용에 가속도를 내며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정체기)’ 시기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16일 블룸버그 통신과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테슬라 전체 직원 14만여명을 기준으로 하면 1만4000여명 수준의 인원을 해고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임원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부진한 판매실적 때문이다. 올 1분기 테슬라의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38만6810대였다. 테슬라의 분기 인도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건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자체가 멈춘 건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수요 대비 공급량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점이다.

앞선 수년간 전기차 시장이 전년 대비 50%를 넘나드는 성장률로 빠르게 커지자 테슬라 같은 전기차 전문업체는 물론 폭스바겐부터 GM, 포드 등 전통적 자동차업체까지 모두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며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도 막강한 생산력과 저가공세로 글로벌 시장 곳곳에 침투했다.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 싸움을 거는 경쟁자가 늘어나자 기존 생산역량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프, 푸조 브랜드의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말부터 비노조 미국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GM도 미국 공장 등에서 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고,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인력도 감축하고 있다.

폭스바겐도 2026년까지 조기퇴직 등으로 인력비용을 줄이는 중장기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전 세계 고용인원 중 10만여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는 세계 인력의 약 15%를 줄이기로 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반대로 인력충원에 나섰다. 2026년말까지 3년간 국내에서만 8만명을 채용하고,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생산라인 건설도 계획했다. 현대차ㆍ기아는 지난해에도 각각 수백여명의 생산인력을 뽑았다. 경쟁사들이 주춤한 상황을 기회삼아 전기차 퍼스트무버(선도자)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업체들의 인력감축이 전기차 시장 둔화를 의미한다면서도, 인력감축만큼 충원도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둘 필욘 없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만 해도 이번 구조조정 전까지 3년여간 인력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 원장도 “테슬라가 지금은 상황이 어려우니 인력을 줄이지만 추후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충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강주현 기자
kangju07@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