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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이통사, ‘AI 반도체 최강자’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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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4-18 05:40:14   폰트크기 변경      

‘풀스택 사업자’로 전환 가속화… 초거대 AIㆍ클라우드 선점 노려

3사, 자체 설계 역량 강화보다… 유망 스타트업에 앞다퉈 투자

“글로벌 빅테크社 상대로… LLMㆍAI서비스 등 안간힘”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네이버와 SK텔레콤ㆍKT 등 이동통신사가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 최강자’ 자리를 놓고 맞붙었다.

이들 3사는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갖춘 ‘풀스택(Full-Stack)’ 사업자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향후 최대 승부처인 초거대 AI와 클라우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SK텔레콤, KT 등 3사가 최근 AI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설계 역량을 키우는 것보다는 유망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다.

AI 반도체 산업은 미국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시장이다. 전체 시장 점유율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파라미터(매개변수)가 2000억개에 육박한 초거대 AI 모델을 통해 수집ㆍ분석한 막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학습(training)ㆍ추론(inference)할 수 있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을 앞세운 결과다.

네이버와 SK텔레콤, KT는 추론용 AI칩 시장을 주목한다. GPU 같은 범용 AI칩보다는 특정 분야에선 GPU를 앞도하는 추론용 AI칩을 선택한 것. 최근 국내 AI 반도체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퓨리오사AI(네이버), 사피온(SKT), 리벨리온(KT)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사내 스타트업 양성조직인 D2SF를 통해 퓨리오사AI에 두 차례 투자했다. 퓨리오사AI가 법인을 설립하기 이전인 2017년 5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21년에는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다.

퓨리오사AI는 연내 신경망처리장치(NPU) 2세대 칩인 ‘레니게이드(RNGD)’을 출시할 예정이다. 학습용 칩보다 연산 규모는 작지만 연산 속도, 전력 효율, 가격 경쟁력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GPU 뒤를 잇는 차세대 AI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가운데 국내에선 처음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지원한다.

사피온은 지난 2021년 SKT에서 스핀오프(spin-off, 회사분할)했다. AI 반도체 3사 중 가장 속도감 있는 제품을 앞세워 지난해 6월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사피온의 주력 제품은 추론용 NPU ‘X220’과 ‘X330’이다. GPU 대비 전력 효율과 성능이 2배가량 좋다는 평가다.

리벨리온은 KT로부터 지난 2022년과 올해 총 두 차례에 걸쳐 66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파이낸스향 AI칩인 ‘아이온(ION)’과 데이터센터용 AI칩인 ‘아톰(ATOM)’ 등 총 2개의 추론용 AI칩을 개발했다. 특히 아톰은 엔디비아의 최신 AI칩인 ‘T4 GPU’보다 3배 이상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네이버, SKT, KT가 추론용 AI 반도체 분야에 앞다퉈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뭘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독자 개발한 AI 서비스의 기술 고도화를 위해 LLM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었다. 구글은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 울트라’ 훈련에 1억9140만 달러(약 2669억원)를 투자했고, 오픈AI는 최신 모델인 GPT-4 훈련에 7835만달러(1086억원)를 쏟아부었다. 여기에 LLM 규모 확장에 따른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자 마치 경쟁이라도 벌이듯 대당 5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엔비디아 GPU칩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시장 트랜드에 맞춰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구축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와 SKT의 ‘에이닷엑스’, KT의 ‘믿음’이 대표적이다. 다만, 막대한 자본력으로 주도권 장악에 나선 글로벌 빅테크기업과 경쟁하기보단 특정 분야에 특화된 LLM과 AI 서비스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역시 각사 사업에 특화한 AI칩 수급을 위해 스타트업 투자를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오랜 기간 독보적인 반도체 설계 기술과 이를 이용해 범용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쿠다(CUDA)’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단기간에 이를 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네이버, SKT, KT 입장에선 각사 사업에 특화된 추론용 AI칩을 통해 차별화된 AI 풀스택을 구축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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