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주고받는 맞불 보복이 일단 전면전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중동 곳곳에 퍼진 친(親)이란 무장세력 연합인 이른바 ‘저항의 축’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란은 1980년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중동의 반미·반이스라엘 세력을 결집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간) “이제는 이란 당국이 어느 수준까지 대결을 끌고갈 것인지와 (중동 내) 대리세력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저항의 축이 이스라엘을 주시하며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는 이미 가자전쟁 개전 직후인 작년 10월 초부터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군과 산발적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저항의 축’ 일원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자 팔레스타인 지지를 선언하고 가세한 것이다.
이후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 중이다.
이라크내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중동내 반미·반이스라엘 정서가 고조되자 이에 등에 업고 현지 주둔 미군기지에 다연장 로켓을 퍼부었다.
이 단체는 올해 초에는 요르단 북부 미군기지에 자폭 드론(무인기)을 밀어넣어 미군 3명을 살해하고 40명을 부상시켜 미국의 보복 폭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중 가장 위협적인 상대로 헤즈볼라를 지목한 이스라엘은 작년 10월부터 레바논과 시리아에 산재한 헤즈볼라 주요 시설을 차례로 파괴하면서 전력을 깎아내려 시도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시리아 알레포 인근의 헤즈볼라 무기고와 미사일 조립 공장 등을 폭격해 최소 34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싱크탱크 근동연구소의 매슈 레빗 연구원은 “많은 시설이 폭격을 받았지만 헤즈볼라는 여전히 극도로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일부 피해를 입긴 했지만 의미있는 수준으로 전력이 줄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이라크내 친이란 반군과 후티 반군 등도 미국과 다국적 함대 등의 폭격에도 불구, 여전히 만만찮은 군사적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레빗 연구원은 “필요할 경우 이란 지도부는 이런 대리세력들을 동원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서 무엇을 때리고 얼마나 피해를 주느냐에 따라 신중하게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저항의 축에 속한 무장세력이 이란의 통제를 벗어나는 행동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레빗 연구원은 “이건 위험한 게임”이라면서 “여러 다른 방식으로 일이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