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이 950억불 규모의 대우크라이나 안보지원안 처리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APㆍ연합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608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과 대만을 지원하는 법안도 함께 하원 문턱을 넘어 상원으로 송부됐다.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가결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가결된 안은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으로 송부되며, 내주 중 통과될 것이 유력시된다.
지원안은 △미국의 무기ㆍ비축물자ㆍ시설 보충(230억 달러) △유럽 주둔 미군 작전(110억 달러) △우크라이나군 첨단 무기 시스템 및 방위 장비 구입(140억 달러) 등을 담고 있다. 또 미국 은행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약 60억 달러)도 우크라이나에 이전할 수 있게 됐다.
지원안이 시행되면 러시아의 침공으로 약 2년 2개월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상당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백악관은 작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개전 후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대우크라이나 지원, 대만에 대한 지원, 국경안보 강화 등을 묶은 1050억 달러 규모의 추경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이스라엘 지원만 떼어낸 별도 법안을 추진하는 등 어깃장을 놓으면서 대우크라이나 지원안은 표류했다.
결국 지난 13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대이스라엘 지원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지원액을 개별 법안으로 분리해 처리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통과 후 성명을 통해 “오늘 하원의 양당 의원들은 우리의 국가 안보 이익을 증진하고 세계 무대에서 미국 리더십이 가진 힘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투표했다”며 “내가 수개월 동안 확보하기 위해 싸워온 긴급히 필요한 국가 안보 법안들을 가결했다”고 환영했다.
반면 공화당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축출 운동을 벌이겠다며 “많은 의원들이 투표에 사로잡혀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분노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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