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노재봉 전 총리가 지난 23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사진은 지난 2008년 4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정원에서 열린 ‘건국 60년, 60일 연속 강연’에서 강연자로 나선 노 전 총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노재봉 전 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88세.
24일 노 전 총리 지인 등에 따르면 고인은 전날 오후 10시10분쯤 서울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노 전 총리는 1년 전부터 혈액암으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1967년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귀국 후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88년 노태우 정부 당시 대통령 정치 담당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그는 노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다 1991년 1월 22대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그러나 명지대 학생 강경대씨가 시위 진압 중 무차별 폭행으로 목숨을 잃으면서 4개월 만인 같은 해 5월 사의를 표하고 물러났다.
그 뒤로 14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자유당에서 당무위원과 고문으로 활동했다. 명지대 교양교수와 서울디지털대 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노 전 총리는 지난 2021년 10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엄수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한 바 있다. 눈시울을 붉히며 노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각하’라 부른 그는 “‘서울올림픽을 허락하지 않으려거든 이 국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을 내 무덤으로 만들어달라’던 절규에 기어이 (올림픽이) 열리게 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평화의광장에서 각하를 마지막으로 모시겠다는 우리 심정을 헤아리소서”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지연월(88)씨, 딸 모라(62)씨, 아들 진(57)씨가 있다.
노 전 총리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27일 오전이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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