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내정보국(MI5)이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포함한 주요 24개 대학에 중국을 비롯한 적대국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더타임스에 따르면 켄 매캘럼 MI5 국장과 펄리시티 오즈월드 국가사이버안보센터 센터장 대행은 이들 대학 부총장을 정부 청사로 불러 회의를 열었다.
매캘럼 국장은 "적대국이 자국의 권위주의적, 군사적, 상업적 우선순위를 달성하려고 각 대학을 기술을 훔쳐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국가가 이를 위해 공공연한 방식과 은밀한 방식을 모두 동원한다는 MI5 평가 결과도 설명했다. 특히 적대국이 노리는 것은 민간·군사 병용이 가능한 연구 분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올리버 다우든 부총리, 미셸 도닐런 과학혁신기술부 장관도 참석했다.
영국 정보기관이 주요 대학을 한데 불러 안보 위협을 경고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대학에서 총장은 의례적인 자리이며 부총장이 학사 운영을 총괄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중국과 이란, 러시아 등 적대국이 군사, 상업적 목적으로 대학에 침투해 지식재산권을 훔치려 한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여름부터 대학의 민감한 연구 성과와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협의체를 가동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첨단 로봇 공학·합성생물학·양자 공학 같은 주요 부문에서 국제 협업 연구를 할 경우 정부가 그 배경을 조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민감한 분야 연구에서 외국 자본 의존을 막기 위해 고등교육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외국 자금 유입 시 대학과 안보 기관이 협의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다우든 부총리는 "1천년간 우리 대학은 사상과 혁신, 정부로부터의 독립에 대해 개방성을 지키며 번성해 왔다"며 "이번 조치는 울타리를 치려는 게 아니라 점증하는 위협과 안보 보호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