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중장기적 수요확대 공략
LG엔솔, 기초체력 다지기에 중점
SK온, 수요 맞춰 설비 증설 탄력적
2026년 가동 예정인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사진: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올 1분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실적 부진에 시달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하반기 실적반등을 노린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SK온은 캐즘을 숨고르기의 기회로 삼아 투자계획 검토 등 속도조절에 나서 기초체력을 다진다는 입장이다.
삼성SDI는 공격적인 투자기조를 유지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한다.
미래준비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 기초체력을 다지고, 실적을 바닥에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과 삼성SDI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한 1573억원과 26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간 적자폭을 줄여온 SK온은 직전 분기 대비 3000억원 이상 적자폭을 늘리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캐즘으로 대두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주요 금속 가격 하락이 판매단가에 연동된 탓이다.
이들 배터리 3사는 2분기까지 글로벌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어렵겠지만, 캐즘을 숨고르기 기회로 삼아 기초체력을 쌓고 하반기 이후 실적 정상화를 노린다는 입장이다.
LG엔솔은 연초 10조원 수준으로 계획했던 설비투자 속도조절에 나선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을 검토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투자와 집행 속도를 조정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생산시설별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고정비 부담을 덜고, 직접 원재료를 확보하는 식으로 수익성 개선도 도모한다.
하반기엔 스텔란티스와의 45GWh 규모 캐나다 합작공장을 가동하고,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 생산도 차질없이 진행해 글로벌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연초 예고했던 대로 공격적인 투자기조를 이어간다.
중장기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확대 전망이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투자금은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 합작 공장 건설 등에 쓰일 예정이다.
업계에선 올해 삼성SDI의 시설투자액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6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SK온도 계획대로 올해 7조5000억원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대신 시장 수요회복 속도에 맞춰 해외 설비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속도조절에 나선다.
올해 4분기 흑자전환이라는 기존 목표도 그대로 유지한다.
하반기 이후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5 부분변경 모델 등 신차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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