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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ㆍ마크롱ㆍEU수장 3자 회담…‘실용적 화해’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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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06 20:43:54   폰트크기 변경      
공정무역ㆍ우크라戰 등 논의…“EU-中 역사 전환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오전 프랑스 엘리제궁에서 회담을 했다.

회담에선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공정 무역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첨예한 경제ㆍ정치 현안을 놓고 논의를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하며 “국제 정세는 그 어느 때보나 유럽과 중국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대륙의 미래는 중국과의 관계를 균형 잡힌 방식으로 지속해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에 달렸다”며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회담 안건에 대해선 “합의한 대로 먼저 유럽과 중국 관계를 다룰 것을 제안한다”며 “시장 접근, 공정한 경쟁 조건, 투자, 조화로운 개발과 같은 상업적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중국 간 무역에서 모두를 위한 공정한 규칙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유럽과 중국은 상당한 규모의 경제 관계를 맺고 있으나 이런 관계는 국가 주도의 과잉 생산, 불평등한 시장 접근 등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EU는 전기차·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 무역 문제로 잇따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올해 초 EU가 원산지인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통상 마찰이 커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유럽과 중국의 공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 주요 위기인 우크라이나와 중동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호 관계인 중국이 올림픽 기간 휴전 등을 위해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을 종식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달성할 결의를 다지고 있다”며 “유럽과 중국이 글로벌 이슈들에 책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과의 긴장 관계 속에 5년 만에 프랑스를 방문한 시 주석은 “중국은 시종 전략적 높이와 장기적 각도에서 중국-유럽 관계를 바라봤고 유럽을 ‘중국 특색의 강대국 외교’의 중요한 방향이자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하는 중요한 동반자로 삼아왔다”고 평가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프랑스 관계와 중국-유럽 관계가 서로를 촉진하고 함께 발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새로운 격동·변혁기에 진입했다”며 “이 세계의 중요한 두 축의 힘으로서 중국과 유럽 양측은 응당 동반자 지위 견지, 대화·협력 견지, 전략적 소통 심화, 전략적 상호신뢰 증진, 전략적 공동 인식(컨센서스) 응집, 전략적 협조 전개, 중국-유럽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 추진에 나서야 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공헌을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매체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마크롱이 자신은 ‘좋은 경찰’, 폰데어라이엔은 ‘나쁜 경찰’ 역할을 맡아 시진핑을 압박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가능한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시 주석에게 이번 유럽 방문은 미·중 대결의 심화 속에 경계를 높여 온 유럽을 중국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은 유럽과 미국의 유대를 느슨하게 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이번 유럽 방문에서 중국의 점증하는 영향력을 보여주고 실용적 ‘화해’를 추구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또 이번에 시진핑이 방문하는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3국을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의구심을 갖고,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국가들”이라며 유럽의 ‘약한 고리’라고 규정했다.

중국 매체들도 미국에 맞선 중국과 유럽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5년 동안 양측 관계는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다”며 “이번 정상 외교는 풍랑 속에서 ‘중국·유럽’이란 거대한 배가 안정되고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닻’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신종 코로나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사건이 중국과 유럽의 관계를 흔들었고, 미국의 유럽 포섭이 강화됐다”며 “중국과 유럽은 적수가 아닌 친구고, 중국과 유럽의 발전은 서로에게 좋은 소식이며, 국제 문제에서 중국과 유럽은 새로운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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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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