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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검사 장비시장 ‘다크호스’… 엔비디아도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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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17 06:11:41   폰트크기 변경      
[라이징 테크] ‘테라헤르츠’ 기술 무장한 英 ‘테라뷰’

전파ㆍ마이크로파에 비해 파장 짧아

고해상도 검사 가능… 정확성 높아

3D 엑스레이 대비 결과 확인 기간 단축


다층 페인트 두께 측정 등에도 쓰여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이 주고객

한국서 IPO 추진… “고객사 확대”

엔비디아가 반도체 산업 연례 컨퍼런스인 ‘ISTFA 2023’에서 논문을 통해 소개한 영국 기업인 테라뷰(Teraview)의 반도체 검사 장비 ‘EOTPR(Electro-Optical Terahertz Pulsed Reflectometry)’. / 사진 : 테라뷰 제공 


돈 아르논 테라뷰 대표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인공지능(AI) 칩 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혁신의 심장’인 반도체 검사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AI 칩 기능 검사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크랙을 놓칠 경우 데이터센터ㆍ자동차ㆍ우주항공 등 하이테크 산업의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따라서 합격품의 비율을 뜻하는 수율을 끌어올리는 기술은 반도체 초격차 경쟁에서 승자가 될 확률을 높여준다.

글로벌 AI 칩 분야 패권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가 주목하는 기술도 ‘반도체 검사’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반도체 산업 연례 콘퍼런스인 ‘ISTFA 2023’에서 반도체 검사 장비인 ‘EOTPR(Electro-Optical Terahertz Pulsed Reflectometry)’의 기술개발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기타 AI 및 머신 러닝 애플리케이션용 칩의 제조ㆍ조립ㆍ테스트에 기여하는 주요 파트너사 등에 EOTPR를 ‘선택(필요) 기술’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이 장비를 개발ㆍ생산하는 곳은 영국의 테라뷰(TeraView)다. 지난 2001년 일본 도시바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이례적으로 한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EOTPR의 핵심 기술은 ‘테라헤르츠(THz)’의 생성ㆍ수집이다. 테라헤르츠파는 적외선과 마이크로파 주파수 사이에 위치하며, 물체를 이미지화하고 검사할 수 있다. 반도체, 전도성 필름,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투과할 수 있고, 전파나 마이크로파에 비해 파장이 짧아 고해상도 검사의 정확성도 높다.

초음파 등과 달리 테라헤르츠파 검사는 샘플에 물이나 다른 약품을 처리할 필요가 없다. 제품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도 강점이다. 테라헤르츠파의 광자 에너지는 1000분의 1 전자볼트(eV)로 자외선이나 엑스레이(X-Ray)처럼 분자나 원자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특히 3D 엑스레이로 검사할 때 길게는 1주일가량 걸리는 결함 식별을 테라헤르츠파로는 몇분 내로 확인할 수 있다. 결함 위치를 EOTPR로 확인한 뒤 3D 엑스레이 등으로 결함 원인을 보다 세밀히 검토하는 방식이다. 보다 빠른 시간 내에 품질과 생산량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게 테라뷰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테라뷰의 기술력은 2.5D와 3D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구현하는 과정에서도 빛을 발한다.

주요 기업들도 앞다퉈 테라헤르츠파를 활용한 검사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일부 사업장에서 검증을 마쳤고, 인텔과 AMD도 불량 분석(Failure Analysis) 역량 강화를 위해 EOTPR 시스템을 도입했다.

테라뷰의 기술은 자동차 및 항공 우주 산업 분야의 제품 기능을 좌우하는 다층 페인트의 두께 측정 등에도 쓰인다. 포드(Ford), 폭스바겐(Volkswagen) 등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이 주요고객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테라헤르츠파를 활용한 검사가 늘고 있다. 테라헤르츠 솔루션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양극 및 음극 전극 코팅의 일관성과 품질을 측정해 전력 밀도ㆍ충전 속도ㆍ배터리 수명을 개선하는 것이다.

테라뷰는 한국에서 기업공개(IPO)와 프리IPO 펀딩(상장 전 투자)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주요 고객사들이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간 ‘포춘 500 기업’과 제품 개발 협력이라는 독특한 기술개발 전략과 7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역량을 내세운다. IPO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며, 예비 심사 청구는 올 하반기다. 삼성벤처투자가 초기 투자에 참여했고,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패스파인더 H 등도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돈 아르논 테라뷰 대표는 “한국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시장의 핵심 국가”라며 “한국에서의 영업ㆍ고객 기반 구축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시장에 우리 제품을 보급ㆍ배치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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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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