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국도59호선 연곡∼현북 도로건설공사’가 조달청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생략 대상 1호 사업으로 발주되며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공사 실행률이 좋지 않아 무분별한 투찰 행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공사에 참여 단골 대형사들의 근심은 깊어졌다.
9일 조달청은 SOC 예산 신속 집행 차원에서 추진한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PQ 생략의 첫 타자로 ‘국도59호선 연곡~현북 도로건설공사’ 1·2공구를 발주하고, 입찰 개시 3일 만인 10일 개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입찰 진행에서 개찰까지 최소 보름이 소요되는데, PQ 심사 생략으로 3일 만에 개찰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셈이다.
종심제 PQ 생략 대상 1호 사업은 ‘국도59호선 연곡-현북 도로건설공사’ 1공구(추정가격 837억원), 2공구(1082억원)이다.
앞서 조달청은 건설경기 침체를 감안한 SOC 예산 신속 집행 정책의 일환으로 △시공경험(동일공사, 업종 실적) △기술능력 △시공평가결과 △지역업체 참여도 △중소기업 참여도 △신인도 등 6개 항목으로 구성한 PQ를 오는 6월까지 3개월간 생략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건설협회는 업계 의견을 모아 PQ 절차 간소화는 찬성하지만, PQ를 생략해 공사수행실적과 경영상태가 나쁜 업체들의 입찰 참가를 허용하는 것은 종심제의 근본 취지에 어긋난다고는 입장을 제시했다. 대신 행정안전부의 종합평가낙찰제(이하 종평제) 적격성 심사에 준하는 간소화된 PQ 운영을 제안했지만, 조달청은 수용하지 않았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PQ 생략에 따라 부적격 업체의 투찰에 따른 균형가격 변동이다. 간이종심제처럼 부저격자가 나와 균형가격 1순위가 뒤집히면, 업계의 종심제 실행률 안정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PQ 생략 시 입찰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무자격 업체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어 균형가격 등 입찰 질서를 왜곡할 여지가 있다”며 “현행 종심제의 가격 상한 ㆍ하한선 배제 규정을 감안할 때 비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모종의 합의를 통해 들러리를 내세워 종심제 투찰 탄착군을 조정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다만, 업계는 이번 ‘국도59호선 연곡∼현북 도로건설공사’에서는 부적격 업체 등장에 따른 입찰 교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성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터널 구간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공사금액이 상당히 박하게 책정된 사업이다. 무리해서 투찰해 수주할 만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추후 진행되는 PQ 생략 사업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번 사업에는 전통적으로 터널ㆍ도로 사업에 참여하는 30개사 외에 업체가 참여하면 오히려 눈에 띄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C사 관계자는 “조달청이 들러리 투찰을 경계하며 경고는 하고 있지만, 현재 공공수주에 사활을 건 건설사들이 많다. 주요 공공 입찰 참여 건설사들의 우려가 크다는 점을 반영해줬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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