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10일 외국 면허 의사들도 국내에서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재난 위기 심각 단계에서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가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전문의 지도하에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정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 / 사진: 연합뉴스 제공 |
한 총리는 “앞으로 우리 국민에 대한 의료 보호 체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비상 진료 체계의 저변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한 총리는 비상 진료 체계가 3개월여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총리는 현재 전체 종합병원의 일반 입원 환자는 평시의 96% 수준을, 중환자실 입원 환자도 평시의 95% 수준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100개 수련병원(복지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 전공의를 수련시키는 의료 기관) 전임의 계약률이 66.9%고, 이 가운데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는 70%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비상 진료 체계 유지를 위한 정부의 재정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1차 예비비 1천285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2차 예비비도 검토 중이라고 한 총리는 밝혔다.
아울러 한 총리는 정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가동한 위원회의 회의록 작성 여부가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의대 증원과 관련된 모든 내용을 국민께 소상히 알려왔다”며 “앞으로도 충실하게 설명하고 투명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에 반발하며 이날 전국적으로 하루 휴진에 들어간 데 대해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롯한 의사들의 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병원 안윤혜 중환자의학과 교수의 최근 언론 인터뷰 기사를 올리고 “뭉클하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 교수가 인터뷰에서 “중환자실 근무는 특권”,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도움을 줄 기회는 아무나 받지 못한다”, “중환자실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크고, 앞으로도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 등을 언급했다.
한 총리는 “안윤혜 선생님 같은 의사들이 우리 곁에 많이 계셔서 우리 의료 시스템이 이만큼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을 지키는 분들이나 현장을 떠난 분들이나 의학을 선택한 초심은 돈이나 명예보다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었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의료 개혁이 단순히 의대 증원 문제로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정부는 언제든 의료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기자 yna@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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