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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 이란 대통령 결국 사망…중동 정세 한층 더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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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20 15:21:54   폰트크기 변경      
이란 정부 “차질 없이 국정 운영”…국내외 혼란 가중 가능성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과 아제르바이잔 국경 지대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 도중 발언하고 있다. / 로이터ㆍ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헬기 추락 사고를 당한 에바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 정부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 등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며 “아무런 차질 없이 국정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칠 줄 몰랐던 아야톨라(고위 성직자가 수여받는 칭호) 라이시의 정신으로 국가에 대한 헌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가자 전쟁 등으로 살얼음판을 걸어온 중동 정세가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히잡 시위 및 경제난 등으로 민심 이반을 겪어온 이란 국내 혼란상도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계구도 승계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 주(州)에서 열린 기즈 갈라시 댐 준공식에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뒤 타브리즈로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 짙은 안개와 폭우 등 악천후 속에 비행하다 동아제르바이잔주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 말렉 라마티 동아제르바이잔지사를 비롯해 타브리즈 지역 이맘(Imamㆍ종교지도자) 알리 알레하셈과 조종사, 경호원 등 총 9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르 호세인 콜리반드 이란 적신월사 대표는 잔해를 발견했고 상황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추락 현장 발견 상황에 따르면 탑승객 사이에서 생존의 신호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주요 매체들은 보도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성직자 출신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취임했다. 현재 이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 밑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1970년 팔레비 왕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이슬람 혁명 2년 뒤인 1981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이란ㆍ이라크 전쟁이 끝난 후에는 반체제 인사 숙청을 이끌었다.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이란 당국은 2022년 시작된 이른바 ‘히잡 시위’ 국면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또 가자전쟁 중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초강경 이미지를 굳혀왔다.

이란 정부는 사망 발표 직후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국영 뉴스가 공유한 사진에는 라이시 대통령이 평소 앉던 의자는 비어 있었다. 이날 이란 주식시장은 개장하지 않았으며 뉴스 사이에 이슬람 기도문이 방송되고 있다.

이란 헌법은 대통령의 유고시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50일 이내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통령직은 이란 12명 부통령 중 가장 선임인 모하마드 모흐베르에게 일단 승계되며, 그는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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