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전세 대신 월세요”…아파트도 월세화 현상 확산되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5-22 16:51:19   폰트크기 변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외관. /사진:김수정 기자
[대한경제=김수정 기자]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빌라뿐 아니라 아파트도 월세화 조짐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빌라의 경우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면, 아파트의 경우 고금리 속 전셋값 고공행진에 따른 추가 보증금 조달이 불가피해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째 고공행진으로 기존 세입자들이 새로운 집으로 이동하기보다 현재 사는 집을 갱신 계약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특히 강남권에선 1년새 전세보증금이 수억원이 오른 곳도 나오는 부담에 보증금 차익에 대한 월세 전환이나 신규 월세 계약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아파트 3.3㎡당 전세 중위가격은 1385만원으로, 지난해 7월(1118만원)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아파트 전세 수요가 여전히 많지만, 가격 상승 부담에 세입자가 월세로의 갱신을 합의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금리와 전세보증금 미반환 이슈 등으로 서울 인기지역에선 아파트도 예전에 비해 수요자가 월세를 제안하는 경우가 늘었다는데 강남 쪽의 경우 국평 전세보증금이 15억~20억원 수준이 조달 부담이 커진 게 영향일 것”며 “집주인들도 전세를 안 놓으려 하고 기존 세입자들도 재계약 때 전세금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게 추가 보증금 이자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례로 대장주 아파트 중에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59㎡는 기존 전세보증금 7억8000만원에서 올해 2월(갱신일 기준) 월세보증금 7억8000만원에 월세 49만원으로 갱신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132㎡는 기존 전세보증금 19억원에서 올해 2월(갱신일 기준) 월세보증금 22억원에 월세 280만원으로 갱신됐다.

임대인이 기존에 전세로 내놓던 매물을 월세로 돌리는 경우도 눈에 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 전용면적 84㎡는 올해 2월까지 21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된 세입자의 계약이 만료된 뒤 월세보증금 10억원에 월세 273만원 계약으로 돌렸다. 해당 전세 계약 이전의 월세 계약(2015년) 때는 월세보증금 2억2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9년새 월세보증금이 8억원가량 오른 셈이다.

또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59㎡는 2022년 8월 전세보증금 4억5760만원에 계약(계약기간2024년 3월~2026년 3월)했던 것을 올해 월세보증금 5억원에 월세 260만원으로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 세입자들은 여전히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분위기지만 높아진 전세보증금으로 인한 전세대출 이자부담과 월세를 비교했을 때 월세가 더 저렴한 경우와 깡통전세를 피하려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아파트도 월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아파트 전셋값이 더 비싸지는 상황에서 고금리 장기화로 매매로의 전환은 쉽지 않다면 향후 아파트 월세 계약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부동산부
김수정 기자
crystal@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