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대학생 등 시민 400여 명 북적
더시스템랩, 섬 중심에 소규모광장 조성
네임리스, 투명 구조물로 활용도 높여
위르겐 마이어, 구름 구조물 등 ‘호평’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국제지명 설계공모’ 심사회에서 나은중 네임리스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공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노들섬이 서울을 넘어 한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했으면 좋겠어요.”
국내ㆍ외 유명 건축가들의 공개 프레젠테이션(PT)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왔다는 건국대 건축학과 4학년 학생들은 “최근 친구들과 노들섬을 방문했는데 방치된 듯한 공간들이 눈에 밟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 국제지명 설계공모’ 심사 현장은 건축학과 대학생, 건축ㆍ건설업계 관계자 등 400여 명의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건축가들의 작품 모형이 마련된 무대 앞은 기념사진을 촬영하려는 시민 30명 가량이 줄을 지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톰 메인 모포시스 대표는 발표 시작에 앞서 “젊은 건축학도들의 관심 속에서 심사를 진행하게 돼 새롭고 흥미롭다”고 했다.
용산 노들섬에 문화예술ㆍ조망시설을 조성하는 서울시의 첫 혁신 디자인 시범사업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은 예상 공사비 약 2557억원, 설계비 약 140억원이 걸린 대규모 공모로 화제를 모았다.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사업의 시민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서초구 주민 지완구 씨는 “노들섬은 강북과 강남을 잇는 상징적인 공간인데 접근성이 떨어져 ‘버려진 땅’이 돼 버렸다”며 “육교, 산책로 등을 활용해 접근성을 개선한 작품들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용산 국제업무지구, 여의도 국제금융지구와 삼각 축을 이루는 노들섬이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중심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첫 연사로 나선 김찬중 더시스템랩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약 5㎞ 길이의 나선형 순환길을 활용해 중심부로 갈수록 점차 높아지는 형태로 노들섬을 재구성한 ‘Sharing Nodeul’을 공개했다. 노들섬 중심에는 소규모 광장을 조성해 활용도를 높였다.
심사위원을 맡은 벤 반 베르켈 유엔스튜디오프로젝트 대표는 “생태친화적 측면을 고려해 설계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은중ㆍ유소래 네임리스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는 노들섬의 중심부를 에워싸는 사각형의 투명 구조물을 배치한 작품 ‘숨(Breath)’을 선보였다. 구조물 내측에는 ‘지오웹(Geo Web)’이라는 기하학적 모양의 공중 보행로와 직선형 전망대를 놓아 참신함을 더했다.
심사위원으로 나선 최문규 연세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투명 구조물 안의 내부 공간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넣을 수 있다는 게 신선하다”며 “향후 호텔이 입주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 무대에 마련된 ‘노들 글로벌 예술섬’ 설계 모형 앞에 시민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모여 있다. / 사진=전동훈 기자. |
덴마크 건축회사 ‘BIG(Bjarke Ingels Group)’의 비야케 잉겔스 대표를 대신해 무대에 오른 캐서린 황은 한강대교 중심을 가로지르는 지붕 형태의 보행교를 놓아 동서로 단절된 섬을 긴밀하게 연결한 ‘The Ripples’를 소개했다.
독일의 건축회사 ‘위르겐 마이어’의 위르겐 마이어 대표는 ‘구름’을 핵심 이미지 삼아 섬 동쪽에는 공중 산책로를, 서쪽에는 구름 형태의 구조물을 배치해 독특한 디자인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강예린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와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가 협업한 ‘프롬나드 링’△신승수 디자인그룹오즈 건축사사무소 대표의 ‘하나의 무대’△토마스 헤더윅 헤더윅 스튜디오 대표의 ‘Soundscape’등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얻었다.
서울시는 심사를 통해 당선작으로 선정된 건축가에게 기본ㆍ실시설계 계약체결 우선협상권을 제공한다. 당선작 발표는 이달 30일로 예정돼 있다.
김창규 서울시 미래공간기획담당관은 “우선 노들섬 수변ㆍ기단부에 미디어시설물, 수상예술무대, 조망공간 등 설치를 2025년 12월까지 끝마칠 예정”이라며 “이후 2027년까지 공중ㆍ지상부에 공중보행로와 전망대 등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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