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대거 발사한 30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각종 수단을 동원한 전방위적 도발을 나흘 연속 벌였다.
3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14분쯤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 추정 비행체 10여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350km를 비행한 후 해상에 탄착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를 600mm 초대형방사포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개량한 초대형방사포는 사거리가 400km에 달해 남한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데다 유도 기능을 갖추고 있고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어 상당한 위협이 되는 무기체계로 지목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7일엔 두 번째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1호’를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공중폭발하며 실패했다.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체 발사와 비슷한 원리와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이자 군사도발 행위로 간주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1일(현지시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관련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28일에는 대량의 오물풍선 살포를 단행했다. 지난 26일 국방성의 담화로 ‘오물짝’ 살포를 예고한 뒤 사흘 만에 실제 행동에 옮긴 것이다.
북한은 담배꽁초, 퇴비, 폐 천조각 등의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풍선에 매달아 남쪽으로 살포했다. 경상도, 전라도까지 퍼진 이 오물풍선은 약 260여 개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번 풍선 살포가 ‘인민의 표현의 자유’에 따라 인민들이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우리 군은 북한군이 살포를 준비하는 동향을 원점부터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히며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했다.
군 당국은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북한 풍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으며, 북한의 반인륜적이고 저급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GPS 교란도 이틀 연속 시도했다. 서해상 민간 선박에 운항 등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합참은 이날 오전 7시 50분께부터 서해 북단 섬 일대에서 GPS 교란 신호가 탐지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30분가량 인천 여객선의 GPS 플로터가 전날과 같이 오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전날 새벽에도 서해 NLL 이북에서 남쪽으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했다. 전날에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인천 해상을 지나는 여객선의 GPS 플로터가 오작동했다.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 50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서해 일대에서 들어온 GPS 신호 관련 신고는 모두 472건이었다.
북한은 그간 탄도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통해 긴장감과 군사적 공포감을 고조시키는 것을 도발의 주요 내용으로 삼아 왔다. 그러나 최근 수일 사이엔 풍선 살포나 GPS 교란 등 전방위적인 심리전까지 병행하는 모양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