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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ㆍ한동훈이 띄운 ‘지구당 부활’…오세훈 “당대표 당 장악에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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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31 17:54:37   폰트크기 변경      

오 시장, SNS에 ‘지구당 부활’ 비판 글 올려

“당대표 선거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

“과거 지구당은 지역 토호 온상”···“국민 위한 것 아냐”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여야 정치권의 지구당 부활 움직임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구당을 만들면 당대표가 당을 장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국민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반대했다.

오 시장은 31일 본인의 SNS에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대표를 강화할 뿐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지구당은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정당의 지역 하부 조직을 말한다.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라고 불린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후 폐지 여론이 거세게 일자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정당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며 완전히 폐지됐다.

이날 오 시장은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대표를 강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지구당은 지역 토호의 온상이었다”며 “지구당위원장에게 정치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 지방의원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고, 그들은 지역 이권에 개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와 공천권을 매개로 지역 토호-지구당 위원장-당대표 사이에 형성되는 정치권의 검은 먹이사슬을 끊어내고자 하는 것이 오세훈법 개혁의 요체였다”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오세훈법은 돈먹는 하마라고 불렸던 당 구조를 원내정당 형태로 만들어 고비용 정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며 “미국처럼 당대표가 없고 원내대표가 당을 이끌어 가며 입법 이슈를 중심으로 정치가 흘러가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고 직언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오세훈법 개정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에선 당대표 중심의 구조가 여전하다”며 “솔직히 당대표나 당 조직은 자기 당을 위한 선거 조직이며 특히 한국에서는 그로 인해 정쟁이 유발되며 격화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공천권이 당대표에게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완전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국민이 공천권을 행사한다”며 “미국 정치인은 국민을 바라보고 소신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것이 얼마 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국민 100% 경선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라고도 했다.

이어 “여야가 동시에 지구당 부활 이슈를 경쟁적으로 들고 나온 이유는 당대표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이 있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정치권에선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지역)위원장의 불공정 경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후원회 사무실이 있는 현역 의원과 달리 원외 정치인은 사무실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구당 부활’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이슈가 불거졌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표는 “지구당 부활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위원장도 지난 30일 SNS에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엔 지구당 폐지가 정치 개혁이었지만,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 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 개혁”이라고 말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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