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호세프 보렐 폰테예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한ㆍ미 국방장관이 회담을 갖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도, 오물풍선 살포 등 지속적인 도발에 맞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각종 위협적 발언 등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무분별한 행위를 한목소리로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재확인했다.
신 장관은 한반도 정전협정 준수를 책임지는 유엔군사령부의 오물풍선 살포 관련 공식 조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지난달 30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공세적이고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공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장관은 또 북러 간 불법적인 무기 거래, 첨단기술 이전 등은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고 지적하며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해 핵협의그룹(NCG) 등을 통해 지속해서 노력하기로 했다.
신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오스틴 장관은 미 전략자산 전개 등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유지하고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미 국방부가 발표한 권역별 정비거점 구축정책이나 인도ㆍ태평양 지역 내 유지·보수·정비(MRO) 등과 관련해 협력 방안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오스틴 장관은 전날 한ㆍ일이 ‘초계기 갈등’을 봉합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국방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스틴 장관은 (초계기 갈등 해결이) 한일 협력뿐만 아니라 한미일 협력에도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회의 중 한두차례 초계기 문제 해결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신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전날 회담에서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 유지와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핵심으로 하는 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책에 합의한 바 있다.
이날 오후에는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참여하는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선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선 3국 공동 대응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한일 군사 교류의 최대 걸림돌이던 ‘초계기 갈등’ 문제가 전날 매듭지어진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미일 군사ㆍ안보 공조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신 장관은 오스틴 장관과 만나기에 앞서 기하라 방위상,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조찬 회담을 했다.
한국ㆍ호주 국방장관과 일본 방위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회담을 통해) 북한 위협을 억제할 방안을 논의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신 장관은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담도 진행했다.
양측은 한국과 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국방협력을 강화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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