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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청에 고미술 3000여점 장터.... '서울 그랜드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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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02 17:06:25   폰트크기 변경      
한국고미술협회, 3~6일 '제1회 장안평-답십리 고미술 축제' 개최

조선시대 궁중도자기, 고려시대 청자, 갈색의 소반과 반닫이, 책가도 병풍, 자개함, 민화 등 조상들의 손때가 묻은 진귀한 고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경수)가 3일부터 6일까지 동대문구청에서 펼치는 ‘제1회 장안평&답십리 고미술축제’다. 서울 동대문구의 ‘문화 상징’ 답십리와 장안평의 고미술업체들이 역사의 혼과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옛 유물들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는 도자기 서화 민속품 목가구 등 3000여점이 나온다. 제1회 ‘장안평 &답십리 고미술축제’는 지난달 17일 국가유산 체제 즉 기존 재화적 성격이 강했던 ‘문화재’(文化財)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문화유산’(文化遺産)으로의 확장 변경되는 시기에 맞춰 처음 열리는 앤틱 전시회다. 또한 최근 K-컬쳐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증폭됨에 따라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의미도 담겨있다.

모든 출품작들은 대한고미술협회와 전문가들의 엄격한 안목 감정을 거친 작품들이다. 작품 가격은 점당 50만원부터 수 억원까지 다양하다. 초여름을 맞아 기업인과 직장인, 주부 등 컬렉터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집안 거실이나 사무실, 골프장 클럽하우스, 오피스텔, 호텔 등을 꾸밀 수 있는 기회다.

조선시대 제작된 ‘백자청화모란접문병’.                                               사진=한국고미술협회 제공

김경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은 “과거에 전통생활을 친근하게 여기고 고미술품을 수집하던 세대들뿐만 아니라, 현대예술을 접하고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변화된 트렌드에도 맞춰 컬렉션에 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기획전”이라며 “아름다운 한국의 고전미와 우리가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 유산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고 전시회 취지를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의 백미는 보물급 도자예술이다. 고려시대 및 조선시대 제작된 다양한 도자기들이 담백하면서도 엄정한 형태로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을 예정이다.
조선시대 혼례품으로 주목을 받았던 '목안'                                                                     사진=한국고미술협회 제공

조선시대 도자기 중 최고의 명품으로 꼽히는 ‘백자청화모란접문병’가 단연 눈길을 끌 전망이다.  25cm 높이의 이 작품은 조선후기 자유롭고 대범한 공간구도를 연출하는 전형적인 백자병이다. 담청색이 감도는 청화로 큼지막한 모란을 한가득 그려 넣어 마치 한폭의 궁중회화를 보는 듯하다. 은은한 광택이 있는 담청색의 미감이 돋보이고, 굽부분은 유약을 닦아내고 가는 모래 받침의 흔적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혼례에 쓰이던 '목안'도 나온다. 목안은 기러기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오리모양으로 나무를 깎아 만든 공예품이다. 이지은 한국고미술협회 실장은 “조선시대 신랑은 기러기를 받아 상 위에 놓고 절을 두 번 하는데, 부인을 맞아 기러기와 같이 백년해로를 하고 살기를 맹서했다”며 “이렇듯 기러기는 도덕적 품성을 중시하는 한민족의 정절 ・신의・우애・사랑의 길조로 여겼기에 그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밀양 반닫이'도 관람객의 시선을 끌 예정이다. 밀양반닫이는 양산과 충무 지방에 유향한 양식으로 장식성이 유독 도드라진 목가구다.
 대부분 받침다리가 없고 각목형의 족대(足臺)만 달려 있고, 무쇠금구장식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불로초형의 약식화 된 경첩 문양에 반달 형태의 손잡이가 어울려 아름다움을 더한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밀양 반닫이'.                                 사진=한국고미술 협회

조선시대 왕실과 사대부의 애장품 ‘열쇄패’ 역시  모처럼 전시장에 걸린다.  오랜 세월 멋을 더한 화려한 열쇠패는 당시 상류사회의 혼수품으로 유행했다.  별전, 괴불, 매듭, 자수 등 갖가지 장식은 복과 재물이 주렁주렁 달리라는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품된 자수 문양 열쇠패는 희귀뿐만아니라 사료적 가치가 높아 고미술애호가들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결이 도드라진 먹감나무를 재료로 사용한 조선시대 ‘먹감애기머릿장’도 모습을 드러낸다. 머릿장은 방의 머리맡에 놓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든 장이다. 높이가 얕은 천판(天板)에 작은 물건을 올려놓기도 하고 중요한 서류를 넣어두기도 했다. 안방에서 쓰는 머릿장은 마치 장롱을 축소시킨 것처럼 크기가 작아 흔히 '애기장' 혹은 '버선장'이라 불린다. 배면 붙임과 같은 보강방법을 제작하여 나뭇결의 무늬가 화려하고 독특하다.

그 밖에 집 어디에다 놓아도 인테리어나 오브제로 잘 어울릴 옛 가구와 소품들도 아기자기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채색을 쓰지 않고 수묵으로만 그린 책가도 병풍, 어피(魚皮)와 구리선 등을 적절히 사용해 문양을 만들어 낸 나전함, 옻칠 삼층장, 황칠 먹감 삼층장, 옛날 선비들이 문서나 책을 보관하는 데 썼던 반닫이, 약장 등도 출품된다.

오는 5일 오후 2시부터는 'KBS 진품명품’의 감정위원들이 다수 참여하는 '무료감정 이벤트'가 진행된다. 자신이 소장한 유물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답십리와 장안평 일대 고미술상가는 1980년대 초부터 형성되어 지금은 약 100여 개의 전문점이 모여있다. 단연 국내 최대 규모의 고미술전문상가다. 도자기, 고서화, 전적, 목기, 석물, 민속공예품부터 차세대에 더욱 가치 있게 전할 수 있는 예비문화유산까지 약 7만여점의 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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