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가 주축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번 주중에 전 회원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맞서 강의실과 의료현장을 떠난 의대생 및 전공의 투쟁에 개원의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총파업 얘기는 2일 비공개로 열린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단 긴급회의 뒤에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의협 차원에서 총파업에 대한 전 회원 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참석자는 “누구랑 논의가 됐길래 파업 얘기가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임현택 의협회장 등 일부 강경파 측에서 총파업 주장을 폈으나 전체적인 호응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임 회장은 그간 거친 언행으로 조직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국민 외면을 자초했다. 최근에는 내년도 수가 협상에서 대한병원협회, 의협에 각각 제시된 1.6%, 1.9% 인상률이 너무 낮다면서 “이게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사람 목숨값”이라고 힐난했다. 수가는 의사의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인데, 그걸 의사가 구한 환자 ‘목숨값’과 연결짓는 발상에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게다가 수가 인상률은 국민이 내는 건강보험료와 직결되는 문제로, 건보공단이란 전문기관이 건보재정과 인상요인을 감안해 협상에 나서는 것이지 대통령이 관여하는 게 아니다. 사사건건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임 회장 언행은 본인이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서 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끌려나간 이후 생긴 사감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개인적 경험에 집착해 조직 노선을 정하려다 보니 국민 보편 정서와는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의대 증원은 각 대학이 증원분을 반영해 내년도 입시 절차에 들어간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의협은 국민 여망을 받들어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제는 전공의 처우개선, 필수ㆍ지역의료 보강 등 의료 선진화 방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하기 바란다.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