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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軍, 접경지역 훈련 재개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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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6-04 13:10:34   폰트크기 변경      
국무회의서 안건 의결…한 총리 “北 도발에 즉각 조치 가능”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간 영상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정부가 9ㆍ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육상ㆍ해상ㆍ공중 완충구역(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사격 등 군사훈련이 재개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9ㆍ19 군사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상정, 심의ㆍ의결했다.

앞서 북한은 9ㆍ19 군사합의를 여러 차례 위반하고 도발을 지속해왔으며, 결국 지난해 11월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우리 정부 또한 같은 달 9ㆍ19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한 바 있다.

이어 정부는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다각적 도발에 대한 맞대응으로 위력적인 심리전 도구로 꼽히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이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전날 대통령실은 김태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주재로 NSC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ㆍ19 합의 전체의 효력을 정지하는 안건을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9ㆍ19 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에서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로,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총리는 회의에서 “그동안 제약받아온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이 우리 국민에게 실제적인 피해와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미 북한의 사실상 파기 선언에 의해 유명무실화한 9ㆍ19 군사합의가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효력정지는 “우리 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른 합법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군 당국은 9ㆍ19 합의 전면효력 정지에 따라 완충구역 내 군사훈련을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 중지했던 남북 접경 육ㆍ해ㆍ공 영역에서 군사연습을 일제히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 MDL 5㎞ 이내 훈련장 등에서 포사격 및 연대급 기동 훈련과 서북도서 해병부대의 K-9 자주포 사격이 재개될 전망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군 함정의 기동 및 포사격 훈련도 가능하다.

우리 군은 이미 올해 초 북한의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포사격 등에 대응해 9ㆍ19 군사합의에 구애받지 않고 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사격 및 기동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올해 1월 북한의 서해 NLL 인근 포사격에 대응한 서북도서 해병대 포사격 훈련을 제외하고는 본격적인 훈련 재개는 자제하고 있었다.

군 당국은 군사합의 효력정지에 따라 각 군에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훈련을 재개해도 좋다는 지침을 하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최전방 대북 확성기 재개의 경우 북한이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 만큼 북한측 움직임을 주시하며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재개한다면 고정식보다는 이동식 장비를 우선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부 때 철거한 고정식 대북 확성기는 재설치해야 가동할 수 있고 인력을 보내 재설치하면 북한군이 바로 식별해 군사적 긴장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식 확성기는 전원 연결과 설치를 위한 작업에 수 시간에서 길면 며칠 가량 소요된다고 군이 밝혔다. 이동식 확성기는 도로가 연결된 곳이면 즉각 이동해서 운용할 수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군사합의 효력이 정지되면 작전의 융통성이 많아지고 우리 군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난다”며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런 것을 준비하는 모습을 공개할 수도 있는데 이는 많은 부분 북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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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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