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 이후, 경영활동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달 말 열리는 SK그룹 경영전략회의(구 확대경영회의)가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SK Management System)연구소에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그룹 경영진과 함께 경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참석할 전망이다.
6월 경영전략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와 더불어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하는 중요 연례행사 중 하나다. 올해 경영전략회의는 특히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그룹을 둘러싼 전방위적인 위기가 어느때 보다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SK그룹 경영진들이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포함한 ‘리밸런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핵심 먹거리로 집중 투자한 배터리 사업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에 직면했고, 그룹 내 중복 투자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아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219개에 달한다.
우선 지난 7일 깜짝 인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에 오른 최재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배터리 사업을 살리기 위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SK온의 기업공개(IPO) 방안,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뒤 상장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전략회의가 1박2일로 열리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회의에선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이외에, 최 회장의 이혼자금 마련 방안이 그룹의 지배구조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논의가 오갈 가능성이 크다. 앞서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 3일 임시 회의를 열고, 항소심 판결에 대한 그룹 차원의 입장과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항소심에서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과정에 정부 차원의 특혜가 있었다는 판결이 나온 만큼,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 대응방안이 나올 수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개인적인 일로 SK구성원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SK와 국가경제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 |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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